2006년 『문학수첩』 신인상으로 등단해 폭력과 광기로 점철된 세계에 길항하는 사유의 시편들을 써 온 이진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페이크』(걷는사람)가 출간되었다. ‘거짓, 속임수, 속됨’을 의미하는 ‘페이크(fake)’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진희는 여전히 이 거짓말 같은, 출구 없는 세계를 그리고 있으되 타인에 대한 애정과 연대의 호소는 더욱 강해졌다. 해설을 쓴 정기석 평론가의 말처럼 “세계는 여전히 엉망진창인데, 모두 아무렇지 않은 척 ‘페이크’를 쓰고 있”다는 인식에서 이진희의 시는 출발한다. 그렇다면 고통은 각자의 몫인가? 우리는 진실을 외면한 채 눈을 감아야 하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오랫동안 제기되어 진부해진 질문이라고 하더라도 원인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질문이 폐기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질문을 진부한 것으로 여기게끔 만들어 질문의 내적 의미를 가리는 또 다른 ‘페이크’가 작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각성에서 이진희의 시는 잉태되고 뻗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