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노선의 양 끝, 같은 범죄의 양면―
젠더, 인종, 선악의 이분법 너머에 존재하는 진짜 삶과 정의에 관한 이야기
57번 버스가 아니었다면 사샤와 리처드는 평생 마주칠 일이 없었을 것이다. 둘 다 미국에서 가장 다채로운 도시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사는 고등학생이었지만,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백인 에이젠더 사샤는 중산층 거주 구역에 살면서 소규모 사립학교에 다녔다. 흑인 소년 리처드는 범죄가 만연한 동네에서 대규모 공립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이 두 청소년의 이동 경로는 매일 겨우 몇 분 겹칠 뿐이었다. 2013년 11월 4일 월요일 오후 5시경, 방과 후 57번 버스 안에서 리처드와 친구들이 저지른 무모하고 치기스러운 잘못 때문에 사샤는 다리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고, 리처드는 종신형을 받을지도 모를 처지가 되었다. 이 끔찍한 사건에 모든 언론과 대중이 주목하면서 두 사람도 별안간 관심의 초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