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윤리와 소용을 묻는 날카롭고도 따뜻한 목소리
우리에게는 ‘사람이 있는’ 미래가 필요하다
『로봇의 자리: 사람이 아닌 것들과 함께 사는 방법』은 미래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전치형의 에세이 모음이다,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페이스앱 등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테크놀로지 관련 주제들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테크놀로지가 발달한 미래는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로봇의 자리』는 미래에 대한 극단적인 전망이 난무하는 가운데서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길들여’ 더불어 살아갈 방법을 고민한다.
사람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차, 사람보다 공정한 인공지능 판사…
장밋빛 미래를 위해 사람은 지워야 할 존재인가
미래 테크놀로지가 그리는 미래는 산뜻하다. 우리는 우리보다 뛰어나고 오류 없는 테크놀로지를 기대하며 사람보다 공정한 인공지능 판사, 운전사가 운전하는 차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차, 사람 없이도 잘 돌아가는 시스템을 꿈꾼다. 수많은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더 나아가 대체하기까지 할 완벽한 해결책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언젠가 완벽한 기계장치가 나타나 말 그대로 ‘데우스-엑스 마키나’처럼, 현재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말끔하게 해결해주기를 바란다. 정말 인간은 미래의 걸림돌일 뿐일까?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것은, 모든 테크놀로지 뒤에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요즘 자율주행차나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는 로봇에게는 변형된 ‘트롤리 문제’를 묻는 게 유행이다. “두 명 중 한 명만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떤 사람을 살릴 것인가.” 같은 질문이다. 저자는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우리가 테크놀로지의 이용자이거나 피해자이기 이전에 ‘책임자’임을 상기시킨다. 로봇은 미래에서 온 이방인이 아니라 현재의 인간이 ‘만들어가는’ 존재이므로, 지금 필요한 것은 로봇에게 윤리를 묻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로봇, 혹은 로봇으로 대표되는 미래 테크놀로지의 알고리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연구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규제할 것인지 의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