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한 장르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역사각 시대의 대표 작품으로 구현한 SF 랜드마크 지도SF는 인류 역사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83년,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SF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역사상 최대의 무기 연구 계획을 발표하는데, 레이저 또는 양성자 빔으로 대기권 밖 소련의 미사일을 요격하겠다는 그 계획의 이름은 다름 아닌 “스타워즈”였다. 이 터무니없이 SF적인 계획엔 실제로 SF 작가들이 직?간접적으로 대거 참여했고, 결과적으로 ‘상호확증파괴’ 상태를 깨면서 냉전 종식의 도화선이 됐다. 이처럼 SF의 상상력이 세상을 뒤흔든 사례는 최근에도 있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텍사스주 의회 앞에서 열린 낙태 규제 법안 반대 시위에 하얀 보닛을 쓰고 붉은 망토 두른 여성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들이 착용한 보닛과 망토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SF 『시녀 이야기』에 등장하는 출산용으로만 관리되는 여성인 ‘시녀’를 상징하는 복장이었고, 시녀 복장은 곧 낙태 규제 반대의 상징이 돼 미국 전역을 붉게 물들였다. 위 두 사례만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듯이, 현실 세계와 SF 세계는 독립적이지 않다. 물론, SF뿐만 아니라 모든 문학이 많든 적든 독자를 만나고, 크든 작든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우리가 유독 SF에 관심을 갖는 것은 SF가 그 어떤 장르보다도 빠르고도 강력하게 현실을 뒤바꾸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SF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우리 현실을 뒤흔드는 것일까? 우주선, 레이저 총, 로봇이 나오는 이상하고 대중적인 장르? 아니면 과학과 기술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는 전문적인 장르? SF가 탄생한 이래로 “SF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에 수많은 작가, 평론가, 편집자가 설득력 있는 대답을 내놓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SF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다. 그리하여 셰릴 빈트와 마크 볼드는 SF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SF라는 장르의 탄생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SF 역사’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 것이다. 그렇게 여정을 마친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SF란 하나로 고정돼 있지 않고 끊임없이 진행하는 어떤 과정이라는 것. 즉, SF란 일종의 흐름, 인류 역사의 흐름과 함께 뒤섞이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SF 역사로의 시간 여행서인 『SF 연대기』의 각 장은 시대별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시대마다 SF를 어떻게 정의했고, 그 정의에 맞춰 범위를 설정했을 때 각 작품들은 어디에 위치해 있으며, 그 작품들이 현실을 어떻게 반영하면서 또 어떻게 바꿨는지에 대해 꼼꼼하게 서술돼 있다. 이렇듯 『SF 연대기』를 통해 시간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SF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미니 맵이 보이기 시작한다. 만약 각 시대를 구역으로 나눈 후 그 위에 시대별 대표 작품을 랜드마크처럼 세운다면 어떨까? 그러면 SF 세계를, 나아가 인류 역사를 새롭게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셰릴 빈트와 마크 볼드가 “SF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SF의 역사를 살펴봤듯이, 허블은 위와 같은 물음에서 시작해 『SF 연대기』를 재해석한 랜드마크 지도를 제작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203인포그래픽연구소’와 협업해 제작한 ‘인포그래픽 포스터-SF 연대기’다. 이름 그대로 “SF 연대기"를 보여주는 책과 포스터는 하나의 세트로, 우리를 SF 세계로 인도해줄 프리미엄 티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