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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연미
글쓴이
변연미 저
출판사
헥사곤
출판일
2021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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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변연미

'숲의 화가' 변연미 작가는 추계예술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17년간 거주하며 ‘숲’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작가는 원래 선(線)에 천착해 비구상 회화를 주로 그렸으나 작가가 매일 산책하며 자연과 교감하던 뱅센느 숲이 1999년 파리에 상륙한 태풍으로 황폐화 된 이후 원형적 이미지로 각인된 그 풍경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숲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가는 태초의 자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초적 숲을 캔버스 가득히 담는다. 변연미의 작품들은 커피 찌꺼기, 모래, 먹물, 잉크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나무와 숲이 가진 다채로운 힘과 분위기를 대형 화폭에 독특한 질감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책 소개

분야예술
헥사곤 한국현대미술선 마흔 아홉번 째, 변연미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숲의 화가’라는 별명을 가진 변연미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변연미의 작업은 1999년 프랑스를 강타했던 폭풍의 흔적으로부터 시작된다. 빠리 전체가 역사상 보기 드문 피해를 입었고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나가는 거센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그녀는 폭풍이 지나간 다음 자주 산보를 하던 뱅센느 숲을 찾았을 때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였다. 빠리의 가장 큰 숲이기도 한 그곳이 아예 숲의 형태가 사라져 버리고 한순간에 벌판으로 변했던 것이다.

거대한 아름드리나무들이 허리가 부러져 뒤엉켜 있는가 하면, 작은 나무들은 상당수가 아예 뽑혀나가거나 누워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폭격을 맞은 듯한, 폐허의 현장을 보는 작가의 가슴에 와 닿는 아우성은 자연에 대한 심미 상태를 완전히 바꾸어놓게 된다. 그동안 인간에게 영원한 안식과 쉼터를 제공하면서 영원한 이상향의 대상이 되었던 숲들의 무한질서나 색채, 소리, 형태 등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나무들이 처참하게 폐허화 된 장면을 보면서 문득 오늘날의 인간들이 갖는 왜곡과 오만, 생존의 비애들을 연상하게 된다.

이때부터 순식간에 황폐해버린 숲의 충격적인 이미지에서 감응된 변연미의 새로운 조형언어가 시작되었다. 그것은 문명의 비판과 현대인들에 대한 비유적 언어로서 삶의 현장을 연상케 하였다. 결국 순연한 자연과 역시 동일한 자연이지만 폐허가 되어버린 숲의 변신을 보면서 상처나 전쟁, 생존경쟁과 파멸 등의 환부들로 연상되는 숲의 시리즈가 이어진다.

그간 한국이나 동양에서 사유나 수양 등의 대상으로 여겨져 온 자연관과는 전혀 다른 국면의 해석이 시작된 것이다. 곡선이 직선으로 대체되고, 자유분방하게 사용되던 색채가 절제되면서 블랙 톤을 즐겨 사용하게 된다. 또한, 기존에 사용하던 붓을 떠나서 가는 모래에 본드와 함께 먹물을 섞어 고무장갑을 끼고 선을 그어 나가기 시작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극도로 단순화되고, 장엄한 스케일과 평소 나무가 갖는 강인한 이미지를 연상하도록 하면서 바로 그 뱅센느 숲에서 느꼈던 충격을 형상화한다.

- 최병식 (미술평론가, 경희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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