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깊은 밤이에요.
그런데도 세상은 여전히 밝아요.
가로등 불빛, 자동차 불빛
깜빡이는 빛, 번쩍이는 빛
여우는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불 좀 꺼 주세요!” : 빛 공해의 심각성을 알려 주는 그림책
많은 철새들이 고층 건물에 부딪히는 사고가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나요? 최근에는 뉴욕 중심지 맨해튼을 지나가는 철새들이 하루에만 수백 마리씩 세상을 떠난다고 합니다. 미국 코넬 대학교 조류학 연구팀 등 생물학자들은 밤에도 높은 건물이 대낮처럼 환히 켜 두는 불이 이동 중인 철새들을 유인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대부분의 철새는 밤에 이동을 해요. 밤에는 땅의 모양과 지구의 자기장에 의존하여 방향을 잡는데, 빌딩 숲의 빛이 새들의 나침반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를 한답니다. 그래서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새들은 오로지 시각에만 의존에 비행하게 되고, 결국 불을 밝힌 고층 빌딩과 밝게 빛나는 주유소 바닥으로 곧장 날아가 충돌하면서 죽거나 상처를 입게 되지요.
인공조명은 아기 바다거북에게도 치명적이에요. 암컷 바다거북은 6~7월경 밤에 해안가 근처에 90~170개의 알을 낳습니다. 그렇게 갓 부화한 아기 바다거북은 최대한 빨리 바다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해변의 환한 조명은 아기 바다거북을 바다로 이끄는 대신, 탈진할 때까지 모래벌판 위를 방황하게 해요. 때로는 도로나 주택가로 이끌어 차에 깔려 뭉개지거나 태양열에 말라 죽게 하지요. 매년 10만 마리의 아기 바다거북이 이렇게 죽음을 맞이하고 있어요.
식물도, 그 식물의 수분을 도와주는 곤충도 인공조명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혼란에 빠져 본래의 생체 리듬을 잃어버리고 있어요. 이러한 변화는 단지 특정 동식물에게만 생기는 게 아니에요. 먹이 사슬을 타고 점점 전파되어 전체 시스템에도 변화를 초래하거든요. 그리고 우리 인간 역시 빛 공해의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될 거예요.
《불을 꺼 주세요》는 바로 그 빛 공해의 심각성을 얘기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조명을 거둬 내면 비로소 아름다운 자연의 빛이 드러난다는 걸 생동감 있는 삽화를 통해 전달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