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고양이가 올 거야.
행복을 데리고-。”
고양이는 ‘질색’이라던 모녀의 고양이 동거 에세이
영화 [일일시호일]의 원작 작가, 모리시타 노리코가 이번에는 고양이 에세이로 돌아왔다. 글쓰기와 다도라는 두 바퀴로 인생을 굴려온 인기 에세이스트인 작가에게 중년이 되어 느지막이 만난 고양이는 스무 살 때 시작한 다도만큼이나 큰 위안과 행복을 선사한다. 요즘에야 고양이만 보면 귀여워서 사족을 못 쓰고 ‘나만 고양이 없어’를 외치는 사람도 많지만, 작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오히려 고양이를 골칫거리로 여기다가 원치 않는 ‘간택’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집에 들이게 된 경우. 그렇지만 결국에는 집뿐 아니라 마음 깊숙한 곳까지 고양이를 들여놓게 된다.
이층집에서 엄마와 단둘이 단출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리시타 노리코. 그런 모녀의 집 대문 옆 화단에 어느 날 고양이가 새끼 다섯 마리를 낳는다. 이제 막 태어난 새끼 고양이가 빗속에서 위험하게 떨고 있는 걸 그냥 내버려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키울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 프리랜서 작가인 노리코는 당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출판 예정인 책의 원고도 제대로 쓰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나날. 간절히 행복을 바라지만 그 행복은 여간해서는 손에 잡히지 않을 듯 흐릿하고 멀게만 보인다. ‘정신을 똑바로 부여잡고 원고에 집중해도 모자란 이런 때 하필이면 우리 집에 고양이가 새끼를 낳다니!’ 하고 귀찮아하지만, 고양이와 함께하는 동안 모녀의 마음은 노곤하게 녹아내린다. 고양이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고, 새끼 고양이의 성장을 지켜보고, 새끼 중 넷을 다른 사람에게 떠나보내고, 어미와 새끼 한 마리와 가족이 되기로 결심하고…… 그리고 이내 사람 모녀와 고양이 모자, 넷의 일상이 온화한 조화를 이룬다. 취재 여행에서 돌아오는 어느 날, 작가는 고양이들을 만나고 싶어서 역에서 내리자마자 발걸음을 서두른다. 그리고 고양이를 보는 순간 ‘행복하다’는 감정이 물밀 듯 밀려들어온다. 일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한눈 팔 여유 따위는 없다고, 집에 찾아온 고양이를 시큰둥하게 바라봤지만 결국 고양이 덕분에 ‘행복해지고 싶다’는 소원이 이뤄진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불안은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에 저절로 웅크려지는 날이 잦게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음을 나누며 함께하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오늘을 살아갈 기운이 차오르기도 한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몰라 발밑이 지글지글 끓는 것 같은 초조함에 휩싸였던 작가가 고양이를 만나고 이윽고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마음이 따스하고 평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