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한 어른이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한 아이를 만났어요. 먼 길을 외롭게 걸어온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어요. 어른은 양철 가방을 들고, 보물을 찾아 헤맸어요. 그러다가 반짝거리고, 단단한 것들을 보면 가방에 숨겼지요. 아이도 어른을 따라다니며 작은 배낭을 채워 나갔어요. 두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요. 어른은 아이를 번쩍 들고 산길을 오르기도 하고, 아이에게 하늘에 떠 있는 커다란 동그라미가 ‘달’이라는 것도 가르쳐 주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강도들이 나타났어요! 강도들은 어른의 가방을 빼앗아 열었어요. 가방 안을 본 강도들은 모두 쓸모없는 것들이라며 웃음을 터뜨렸지요. 그러더니 이번엔 아이의 배낭을 빼앗았어요. 강도들은 한참 동안 가방 안을 들여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났어요. 어른은 아이의 가방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했어요. 가방 안에는 어른이 말했던 온갖 사물들의 이름이 있었어요.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와 함께 겪었던 추억도 담겨 있었지요. 어른은 가방 맨 밑바닥에서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쪽지를 발견했어요. 쪽지에는 아이가 어른에게 붙여 준 이름이 적혀 있었어요. 그 이름은 바로 ‘아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