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된 삶의 허위의식 비판과 부유하는 삶에 대한 응시
소설가 오선영이 등단 5년 만에 첫 소설집 『모두의 내력』을 펴냈다. 총 8편의 작품이 수록된 이 작품집은 정주할 곳을 상실한 채 부유하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삶을 리얼리티 넘치는 소재와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등단작 「해바라기 벽」은 벽화마을에서 자기 자신의 삶을 ‘포장’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가식적 삶과 위장된 인생의 허위의식을 폭로하고 있다.
자기 자신의 이름(“명함”)을 잃어버린 채 길에서 비명횡사(“로드킬”)할 운명에 놓여 있는 K(「로드킬」), 아버지의 외도와 부재를 이해하는 엄마를 납득하기 어려운 ‘나’(「모두의 내력」), 인간 폭력의 근원과 파국적 미래를 예언하는 소녀(「칼」), 자기 자신에게 부여된 확고한 계급적 차이를 넘어설 수 있는 만능 백과전서를 상실한 아버지(「백과사전 만들기」), 빈곤한 신혼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대출을 내어 작은 방을 구하러 다니는 젊은 남녀(「밤의 행진」),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도 전세금을 걱정해야 하는 ‘나’(「부고들」), 잘못 배송된 것과 같이 세상에 던져진 ‘나’와 ‘아이’(「상자」)는 모두 이런 부유하는 삶들에 대한 작가적 응시이다.
「해바라기 벽」를 비롯한 8편의 작품들이 보여주고 있는 서사적 알레고리와 현실 인식의 근간에는 안정적인 정주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결핍과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