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면서 뒤돌아 보는 습관이 생겼다. 떠나 온 고향 산하, 정들었던 옛 친구들,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는 가족들, 그리고 그 기억만으로도 가슴 뭉클해지는 어머니 손맛 어린 옛 음식들, 하나하나가 모두 몹시도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잠시 잊고 살았을 뿐, 이건 우리네 모두의 가슴에 침잠된 감성인 것을 안다.
추억의 편린들을 반추해 보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퍽 익숙하지 않은 도구로 갈무리하려는 노력은 많이 생소하고 지난한 작업이었다. 허나, 마치 먼 길을 떠나는 길손이 자신의 주변을 깔끔히 정리하고서 길을 나서고 싶어 하듯이, 나 자신을 탐구하고 삶의 궤적을 바로 잡아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밤을 낮 삼아 한동안 씨름하다가 여기 그 자그마한 글집 하나를 내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