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이가 세계를 대하는 방식』의 최후에서 받았던 인상은 바로 그 ‘웃음-울음’이었다. 웃음을 기다리면 울음이 되고 울음을 기다리면 웃음이 된다. 정고요 시인이 세계를 대하는 방식을 따르노라면 결국 탄생의 환희에 깃든 슬픔으로 회귀하게 된다. 맑고 깨끗하고 조용한 수평선, 그 위로 기다리면 흘러오는 구름. 그런 풍광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나는 시를 쓰며 바뀐 삶을 다시 믿어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먹구름의 가장자리로 새어 나오는 빛은 한 줄기로도 세상을 환히 밝힌다. 정고요의 시에 대한 나의 화답은 이 말뿐이어도 족할 듯싶다.
- 김현(시인) 추쳔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