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과 성찰이 사라진 시대, 다시 ‘사실’과 ‘진실’의 현대사를 세우다
―현대사와 역사전쟁
과거 우리는 현대사가 너무 잘못 알려졌고, 사람들이 너무 모르는 것이 많아서, 역사가 베일을 벗고 사실과 진실이 밝혀지면 우리 사회가 바뀔 것이라 믿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현대사 지식 결핍을 채워주거나 잘못된 인식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나 주장이 나와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현대사 연구가 어느 정도 폭과 깊이를 갖추기 시작했던 1990년대에 박정희 신드롬이 퍼져가고 역사전쟁이 일어났다. 21세기에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만들기’, ‘광화문에 이승만 동상 세우기’가 끈질기게 일어나면서 ‘건국 논쟁’이 벌어졌다. 역사전쟁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이 밝혀져 박정희 신드롬이 크게 약화되면서 한물가나 했더니 ‘조국 사태’가 벌어져 극우반공세력이 재집결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이 책 제1부 ‘현대사와 역사전쟁’에서는 건국절 논란, 남북협상, 제주 4·3항쟁, 민간인 집단학살, 이승만 띄우기 등의 첨예한 주제에 대해 시도되었던 역사적 실체와는 무관한 사실 왜곡과 오독의 실체를 밝히고 ‘학술’이 아닌 ‘정치’의 장에서 학문적 담론이 어떤 식으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논했다.
“한국 근현대사는 대체로 10년을 주기로 큰 변화나 사건이 일어난다. 이것은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다. 현대사의 경우 몇 시기로 나누어 살필 수 있다. 연구자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1945년 해방, 1948년 (분단)정부수립, 1950년 전쟁’을 하나의 전환기로, ‘1960년 4월혁명’을 또 하나의 전환기로, 1972년 10·17 유신 쿠데타, 그리고 ‘1979년 부마항쟁, 10·26, 12·12쿠데타, 1980년 5·17 쿠데타, 광주항쟁’을 전환기로, 1987년 6월항쟁을 또 하나의 전환기로 볼 수 있다. 이 저서에는 ‘역사전쟁’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글을 제외하면 주로 전환기에 있었던 민주화운동이나 사건을 다룬 글을 실었다. 각 전환기의 역사상(歷史像), 쟁점을 통해 현대사를 이해하게 구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