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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키웠다 그리고 고양이도
글쓴이
카렐 차페크 저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21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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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카렐 차페크

체코의 극작가·소설가. 체코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G.K.체스터턴보다 자유롭고, 조지 오웰보다 낙천적인, 체코의 몽테뉴(「데일리 텔레그래프」). 카프카, 쿤데라와 함께 체코 문학의 길을 낸 작가로 체코 SF의 대부로 불린다. 1890년 1월 9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보헤미아 북동부 지역에서 태어났다. 명문 아카데미 김나지움을 전 과목 A의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프라하 카렐 대학 철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 베를린과 파리의 대학들을 오가며 수학했고, 미국 실용주의를 수용, 1915년 25세의 나이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체코의 대표적인 일간지 『리도베 노비니』에서 편집자 겸 기고가로서 평생에 걸쳐 활동하였으며 일생에 걸쳐 다양한 주제로 철학적ㆍ풍자적인 작품들을 썼다. 일찍이 현대사회의 병폐에 눈을 돌렸던 그는, 희곡 『R.U.R』(로숨의 유니버설 로봇, 1920)과 『곤충극장』(1921)을 통해 사회적 병폐를 통렬하게 풍자하였다. 『R.U.R』은 기술의 발달이 거꾸로 인간을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는 점을 경고한 작품으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로봇’이라는 말은 이 작품에서 유래했다. 『곤충극장』은 화가이며 작가인 그의 형 요제프 차페크(1887~1945)와의 공동창작으로, 현대생활의 획일주의·물질주의를 풍자한 걸작이다. 같은 시기의 장편소설 『압솔루트노 공장』(1922)과 『크라카티트』(1924)는 후일의 『도롱뇽과의 전쟁』(1936)과 더불어 SF(과학소설)적 수법으로 현대를 비판하여, 사회적 SF의 선구적 작품이 되었다. 단편 소설집인 『오른쪽-왼쪽 주머니에서 나온 이야기』(1929)은 추리소설 형식으로 쓰인 작품이다. 철학소설 3부작인 『호르두발』(1933), 『별똥별』(1934), 『평범한 인생』(1934) 같은 철학적·신비적 작품과 『위경 이야기들』 같은 상상 저널리즘을 구현한 소설도 썼다. 1930년대 후기 작품에는 정체성, 자아, 인간 동기 등에 대한 탐구가 나타나 파시즘과 나치즘을 경고하는 『첫 번째 구조대』(1937), 『하얀 역병』(1937), 『어머니』(1938) 등을 썼다.

작품 활동을 하는 동시에 「나로드니 리스티」, 「리도베 노비니」와 같은 체코의 유력 일간지의 편집자로 일했고, 체코 민주주의와 반(反)파시즘의 선봉장이자 문화적 선각자의 역할을 담당했다. 일곱 차례나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었지만, 나치스 독일에 저항하는 정치 성향 때문에 끝내 수상자가 되지는 못했다. 독일이 프라하를 점령하기 몇 달 전인 1938년 12월 25일 인플루엔자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20세기 초 파시즘과 전쟁의 포화 속에서, 말과 문학의 희망을 놓지 않은
체코의 국민 작가가 들려주는 무해하고 여린 생명체와의 반려 생활 이야기


불신을 조장하여 연명하는 정치는 야생의 정치학입니다. 인간을 믿지 않는 고양이는 인간을 인간으로 보는 게 아니라 야생 동물로 봅니다. 인간을 믿지 않는 인간 역시 야 생 동물을 봅니다. 상호 신뢰의 조직은 문명 전체보다 오래되었고, 인류는 여전히 인류 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신뢰의 상태를 무너뜨린다면, 인간의 세계도 야생 동물의 세 계로 전락하고 맙니다. 이제 나는 우리 집 고양이를 쓰다듬으려 한다는 말을 하고 싶 네요. 이 고양이는 프라하 뒷골목 알 수 없는 황무지를 헤매다 내게로 흘러 들어온 작 은 회색 동물일 뿐이지만, 나를 믿고 신뢰하기 때문에 내게 크나큰 위안을 줍니다. 고 양이가 말하네요. “인간, 내 귀와 귀 사이를 좀 간질여 봐. ” ─ 「개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 그리고 고양이 이야기도」에서

카렐 차페크는 체코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인데, 체코가 차페크를 사랑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민족성을 드러내는 위트와 유머 감각, 다채로운 이야기꾼 기질, 그리고 쉽고 명징한 구어체를 활용해 풍요로운 체코어의 결을 포착함으로써 체코 근대어의 문학성을 수립하는 데 성 공한 특유의 문체도 빼놓을 수 없다. 험난한 격동의 시대에 투철한 참여의식으로 정치와 외교에 발을 벗고 나섰던 작가인데도, 차페크의 글에서는 위압적인 무게감을 찾아볼 수 없다. 위트와 풍자는 차페크 문학의 생명이다. 인류라는 종을 사랑했지만, 그 치부 역시 냉정하게 직시했던 차페크는 애정과 비판의 간극을 촌철의 유머로 채웠던 것이다. 인류의 멸절마저 멀지 않게 느껴졌던 20세기 초반의 유럽, 무너지는 한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차페크의 시선은 아이러니한 웃음기로 가득하고 비관에 빠지지 않았다. 발랄하고 경쾌하게 멸망을 자초하는 차페크의 인류는 역설적으로 기묘한 희망을 여운으로 남겼다. 시대와 역사를 넘어 오로지 믿어야 할 것은 관념화되지 않은, 뜨거운 체온으로 살아 일상과 주위를 돌보는 사람, 오로지 평범한 사람뿐이라고 차페크는 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면서 일거수 일투족을 찬찬히 지켜보고 돌봄에 정성을 쏟는 집사의 소소한 기쁨과 슬픔이야말로 차페크 자신이 믿고 옹호했던 인간성의 핵심이기에, 『개를 키웠다 그리고 고양이도』는 너무나 카렐 차페크 다운 에세이다. 실제로도 2차 세계 대전에 휘말린 체코 국민들은 폭스테리어 강아지에게 들려 주는 연작 동화 『다셴카』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 부조리한 학살과 폭력 속에서 일상이 무너져 내릴 때야말로, 반려동물과 반려식물과 가족과 이웃과 나로 구성된 소중한 세상의 진정한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하게 빛나기 마련이다. 인류와 세계의 미래가 막막하고 캄캄하기만 할 때, 희망은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생명체들에게 최선의 호의와 따뜻한 애정을 베푸는 일에서만 찾아 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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