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권의 책으로 미국을 뒤흔든 한국계 작가 앤지 김,
그녀가 전하는 인간의 선의에 대한 기적 같은 드라마
한국계 작가 앤지 김의 데뷔소설 『미라클 크리크』는 한국인 이민자 가족이 운영하는 고압산소 치료 시설에 불이 나고 사망자가 발생하며 열린 나흘간의 살인 재판을 따라가는 소설로, 2019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커다란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미국에서 큰 주목을 받은 『미라클 크리크』는 전 세계 20개국에 수출되어 번역·출간되었지만, 작가는 그 무엇보다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된다는 사실이 눈물이 날 만큼 기뻤다고 한다. 열한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볼티모어로 이민을 가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 적응하고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가 된 뒤 결국은 꿈꾸던 작가가 되어 영어로 쓴 소설을 출간했지만, 작가의 근본에는 여전히 한국어가 남아 있고 그 리듬이 지금도 말하고 읽고 쓰는 방식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나의 유년 시절 고향을 그리며 살아온 사십여 년의 세월을 지나서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는 꿈”이 실현된 기분이라며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방화와 살인 같은 비극적인 사건을 주로 다루고 있음에도 이 소설 『미라클 크리크』는 더없이 따듯하고 감동적이며 무엇보다 인간적이다. 어머니로 산다는 것의 기쁨과 고통, 특수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고뇌, 이민자로서의 정체성, 대체의학과 같은 민감한 주제를 날카롭게 파고들면서도 등장인물 모두를 향해 너그럽고 이해심 많은 시선을 보낸다. 결말에 이르면 미라클 서브마린에 불이 난 날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말이 다 밝혀지지만, 모든 일이 완벽하게 괜찮아지는 ‘기적’이 일어나진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선의를 담고 있는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떠올리면 등장인물들의 삶에, 또 우리의 삶에 작은 기적을 불러올 만한 희망이 늘 흐르고 있는 것만 같다. 책장을 덮고 나면 작가가 전하는 ‘미라클 크리크’, 즉 ‘기적의 물결’이 독자에게도 흘러들어 마음의 온도를 조금쯤 높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