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약산 김원봉…. 우리 항일독립운동의 청사에 길이 남을 이름들. 결코 잊어서도 안 되지만 잊을 수도 없는 이름들일 것이다. 최근 영화 암살, 밀정 등을 통해, 항일투쟁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하지만 여전히 역사의 뒤안에서 잊혀져 가는 뭇 열사, 의사 의열투사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들처럼 구파(鷗波) 백정기(白貞基) 역시 마찬가지다. 그만큼 구파 백정기 의사는 우리에게 낯선 존재일 정도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백남이 다큐시집'이라는 별칭을 달고 있는 이 시집은 한 많은 일제강점기 불의에 굴하지 않고 아나키스트로서의 순수성과 독립을 향한 불굴의 의지로 삶을 불살랐던 구파의 삶을 그나마 온전히 그려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아주 제한적인 자료들과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구파 시대의 어르신들마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아 구파의 생애를 올곧게 복원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그 수고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임을 백시인의 글을 읽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