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 리스트
  • 구매
주역집해찬소 (周易集解纂疏) 5
글쓴이
김가원 저
출판사
BOOKK(부크크)
출판일
2021년 12월 23일
  • 읽고있어요

  • 다 읽었어요

  • 읽고싶어요


저자

이미지

김가원

세상을 살면서 참 이름이 많아졌다. 서당 생활을 하면서 사부님들로 인해 생겨난 호가 좋아서 그것을 평소의 이름으로 쓰게 된 탓이다. 선비의 정신을 이어서 살라는 뜻에서 지어주신 김계유, 또 올바른 옛사람의 이치를 즐기며 살아가라는 낙정(樂正), 세상살이는 가정이 근원이 되어야 한다는 김가원. 거기에 수행자의 길을 걸으면서 생겨난 능인이라는 법명까지. 그리고 그렇게 옛사람의 세계관에 관심을 두고 살아가다가 만난 게 주역이었다.

20여 년의 절집 생활을 통해 불교의 대부분 경전을 마스타하고 서당 생활을 전전하며 익힌 관심의 결과였다. 그래서 유불선(儒佛仙)이라는 동양적인 사고가 압축된 유가와 도가 및 불교 경전을 통해 주역을 이해하고 그것을 주석하는 일로 평생을 살아왔다고 해도 지나친 삶이 아니다. 사실 주역은 단순히 어떤 지식인만의 사유체계가 아니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또 어떤 눈으로 세상을 이해해야 할 것인지를 마음의 원리에 관해 알려주는 인간 정신 최고의 텍스트다. 또 보이는 세계의 조건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세계의 가치를 기억하도록 하는 묘한 힘도 주역은 눈뜨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본인은 그런 주역의 매력에 빠져 살아가면서 그동안 다섯 번에 걸친 주석서 및 정리물을 펴내기도 했다. 그 결과 주역에는 주역을 이해하는 다섯 갈래의 코드가 있다는 것도 알았고 그것은 "주역과 천문"이라는 제목으로 간행도 했다. 그러나 주역의 한 분야인 상수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해한 분야였다. 이에 당나라의 이정조가 집대성한 주역집해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 책에 관심을 가지고 주석서를 써내려간 이도평의 주역집해찬소를 만나게 되었다. 이도평은 청나라 시대에 생존했던 인물이다.

나로서는 그 책이 수행자의 화두처럼 내 마음을 붙이고 지낼 만한 나뭇가지가 되어 주었다. 나를 소개하기 보다는 그로 인한 내 기쁨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더 큰 소득이다. 우리는 어딘가에 항상 자기의 마음을 붙이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돈이나 명예 혹은 건강 문제일 수도 있다. 물론 그뿐이겠는가. 자기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옛사람의 세계관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런 삶의 연장 선상 위에서 본인은 이런 마음의 글로 자신에 대한 소개를 대신하고 싶다.

사실 십 대 후반 해남 대흥사로 출가하여 20여 년의 산문 생활을 거치면서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었다거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 선사상 전문지 월간 『선원』 편집장 등을 거쳤다는 이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이를 들고 보니 중요해지는 것은 정신뿐이다. 절집안에 머물면서 경전을 가르쳐 주셨던 제선(법주사) 각성(부산 화엄사), 학봉(동화사) 스님 등의 화엄경과 불교 경전의 가르침 및 전통 서당에 해당하는 서암(부여), 송담(광주), 무위당(부산) 선생님 등에게 사사받은 전통 한학의 가르침만이 내 인생의 크나큰 자산처럼 여겨지는 요즘이다.

지금은 주식회사 대영실업의 이준우 김광민 선생님 내외분의 배려로 대구의 내당동에서 유남고전인문학당 원장으로 지내면서 주역과 사서삼경, 불교 경전을 서울, 대구 등 여러 곳에서 사람들과 공유하며 지낼 수 있는 행운도 모두가 그분들의 덕분이다. 다만 본인에 대한 이런 소개글과는 별도로 알리고 싶은 내용은 있다. 내가 정리하고 책으로 간행한 저술들이다. 교보문고에서 전자책과 POD 형식으로 주문 출판이 가능한 『주역으로 가는 길』(전 4권)과 『도덕경과 선. 운주사』 『한민족의 문화 DNA 천문. 부크크』 5개의 코드로 읽는 주역이라는 부제가 달린 『주역과 천문. 부크크(상)(하). 부크크』 이 있으며 『주역 이뭣고? 해조음』 『번민 고전에 답이 있다 해조음』 『기적을 부르는 마음(돈오유심조론). 부크크』 등이 있다.

책 소개

분야인문
책의 번역 마무리에 감사드리며

드디어 완역한 주역집해찬소의 마지막 5권이다. 이 책에는 공자 십익전(十翼傳), 예컨대 계사전(繫辭傳), 설괘전(說卦傳), 서괘전(序卦傳), 잡괘전(雜卦傳) 등이 대부분 망라되어 있다. 주역의 개론서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필자는 이 부분들의 번역에 매달리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마음의 환희심을 만끽하였다. 의미가 애매한 부분을 고민하다 보면 2천 수백 년 전의 공자님과 주자 그리고 청화 큰스님을 꿈에서 뵙기도 하는 경험이었다. 묘한 일이었다. 마음의 움직임에 어떤 실체도 없음을 알기에 그것들이 지닌 의미를 그다지 크게 강조할 생각은 없다. 다만 붙이고 살아가는 관심의 내용이 인간의 오래된 정신세계 위에 서 있다고 믿기에 마음의 현주소를 되돌아보는 색다른 나의 경험들은 결코 싫은 경험만은 아니었다. 특히 계사전 첫 부분부터 그랬다.

하늘은 높고 땅은 낮다는 데 그 의미가 애매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단순한 문장인데 나로서는 납득이 되지 않았다. 도대체 하늘이 높고 땅이 낮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나는 그 의미를 꿈에서 공자님을 만나고서야 납득할 수 있었다. 높은 하늘의 역할을 자기 삶의 중심으로 살아가라는 뜻이었다. 달리 말해 그것은 눈앞의 보이는 것에 자기 마음을 가두지 않는 연기론적인 생활 방식이었다. 높다는 것은 실체가 없는 하늘의 작용이고 그것을 내 삶의 중심에 두고서 세상을 살아가라는 공자님의 가르침인 셈이다. 이렇게 나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보이는 것에 마음을 가두지 않음은 물론 세상의 모든 의미가 하늘과 땅의 사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그리고 그게 사실은 주역집해찬소 5권의 핵심 시각이었다. 주역의 상수(象數)학이 진정한 의미의 상수학이 될 수 있으려면 바로 이 점을 분명히 자각하는 안목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이는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학자들의 공통된 이론의 토대로도 작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공자님의 시각이 그렇다. 하긴 수천 년 인간의 정신을 생각해 보면 그밖에 달리 어떤 묘책도 있을 수가 없다. 주역과 마찬가지로 불교의 연기설도 그렇다. 서로 의지해 있다는 것은 일체가 본래 비어서 실체가 없음을 자각해야 하는 공사상(空思想)으로 이어진다. 일체가 마음에서 일어나면서도 본래 그 마음의 작용이 묘해서 실체가 없는 의미의 공사상이다. 그리고 그게 내가 아는 의리역적인 해석 방법의 정통이기도 했다. 사실 맥락은 다르지만 정자도 강조하지 않았던가. 하늘의 작용은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다[무색無色 무취無臭]. 물론 결론을 이렇게 가져가는 것은 더러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행간의 뜻을 생각해 보면 용납하지 못할 바도 없다. 즉 자기 마음을 보이는 것에 가두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의 교훈이다.

또 이것이 내가 이 책을 번역하면서 얻은 상수학(象數學)적 의미의 가장 큰 소득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 등장하는 학자들의 일관된 시각 역시 거기에 바탕을 두고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자님이 그렇다. 세상의 모든 것을 보이지 않는 하늘의 기운 건(乾)과 보이는 땅의 기운 곤(坤)의 사귐으로 환원시켜 이해하는 게 공자님 계사전의 핵심 시각이었다. 따라서 나는 그 점 때문에도 이 책에 마음을 붙이고 살아가는 동안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현실적인 삶으로부터 동떨어진 이런 류의 책에 매달려 살아갈 수 있도록 내 삶의 버팀목이 되어준 나의 아내 정은현. 그리고 옛사람의 정신을 세상과 공유할 수 있도록 대구광역시의 내당동에 유남고전인문학당을 제공해주시고 한결같은 배려를 아끼지 않는 유남장학재단의 이준우 이사장님과 김광민 학당 대표님, 그리고 또 있다. 이 책의 표지를 위해 바쁘신 중에도 조건 없는 애정으로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셨던 서울 예대 디지털아트학과 조상 교수님에 대한 마음의 감사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97세로 한 생을 마무리하신 사랑하는 나의 어머님과 아버님 및 정신적인 스승들에게 이 책에 쏟은 나 자신의 작은 성과를 돌리면서 인연 있는 모든 분들도 함께 마음의 평안이 항상 가득한 날들 되길 빌면서 독자들을 향한 인사를 대신한다.

전체 리뷰 (0)
최근 작성 순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