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언어를 새롭게 창조해 낸 서정시인20세기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 세사르 바예호의 대표 시집 『조금밖에 죽지 않은 오후』가 [세계시인선] 52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이자 극작가, 소설가, 저널리스트였던 바예호는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 멕시코의 옥타비오 파스와 더불어 20세기 라틴아메리카 문단을 대표한다. 바예호는 토착적 언어 사용으로 ‘선주민 정서(sentimiento indigena)’를 구현한 인종과 혈통의 시인이라고 평가받는다. 바예호의 시 근저에는 인디오의 어조가 있으며, 인디오 특유의 목가적이고 애니미즘적인 상징성들도 함께 비친다.하지만 바예호의 시들은 결코 지역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바예호의 선주민 정서는 의도된 언어의 배치가 아니라 시인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토착적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자연발생적으로 발현된 것으로, 진정성 있는 라틴아메리카 어법을 구사한다. 바예호의 시에는 상징이나 전원적 이미지로 감정을 표현하는 인디오 특유의 상징주의적 요소 외에도 표현주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등 다양한 요소들이 풍부하게 구현된다. 바예호 시의 고유성은 시인이 자신의 서정을 그려냄에 있어 라틴아메리카 시 세계의 언어를 새로이 창조했다는 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