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어린이와 무관한 얼룩이 배어들기 쉬운 동시에서 시인은 조심조심 태도를 정렬한다.
그 덕분에 이 시집에서는 어린이가 기준이 됐다."
_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제5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가
김준현의 새 동시집
여섯 개에 사천 원
토마토마토마토마토마토마토마토
마토마토마토마토마토마토마토마
토마토마토마토마토마토마토마토
한가득 쌓인 곳에서
엄마가 토마토를 이것저것 들었다 놓았다
토
토마토도 집어 보고 마도 집어 본다
토
앞으로 봐도 토마토
뒤로 봐도 토마토
내 눈에는 전부 그게 그거 같은데
빛에 비춰 보며
이리저리 굴려 보며
꼼꼼히 고르고 있다
_「토마토 기준」 전문
앞으로 봐도 뒤로 봐도 똑같은 토마토, 가로로 읽어도 세로로 읽어도 똑같은 ‘토마토’. 아무리 봐도 그게 그거 같은데 무엇이 다른 걸까 자리를 바꿔 가며 꼼꼼히 들여다보는 마음. 김준현의 새 동시집 『토마토 기준』은 제목과 표지부터 다각도의 감상법을 제시하며,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싶은 동시들로 가득 차 있다. 「늘로우 모션」 속 나무늘보의 속도로, 「토마토 기준」에서 토마토를 고르는 눈길로 이 동시들을 찬찬히 읽다 보면 나에게도 있을 어떤 기준들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나에게도 “내 속으로 숨고 싶을 때”가, “눈을 감아도 보이는 얼굴”이, “터지기 직전일 때”가 있다고.
『나는 법』으로 제5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그간 우리가 동시라고 믿어 왔던 것을 돌아보게 하는”(안도현) 뛰어난 은유와 가벼운 놀이의 정신을 보여 주었던 김준현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이 출간되었다. 그의 시는 “낡고 동일한 것을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진보성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 언어의 가지런한 관습 체계를 부정한다”(김륭).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반짝였던 첫 동시집에 이어 5년 만에 낸 이번 동시집은 유쾌한 실험과 새로운 에너지로 똘똘 뭉쳐 있다. 부단한 실험정신으로 어린이 일상에 바짝 다가선 것은 물론, 내면 아이를 찾아 헤매는 어른 독자의 마음까지 환히 비춰 주는 다감한 시선은 일상 속 일렁임을 한층 더 깊이 감각하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