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책의 의도가 무엇인지 명확히 들어오지 않는다. '탈식민시대'와 '불교학'이라니, 이 둘 사이의 관계가 쉽게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이들을 위해 저자는 우선 '불교학'에 대한 개념 정의에서부터 내용을 시작한다.
'불교학'이란 불교라는 종교를 대상으로 삼는 학문이다. 유럽에서 불교를 연구하기 시작할 때 유럽에서는 상식적인 의미의 불교 신앙 집단은 존재하지 않았다. 동양의 문헌에 대한 수집과 번역으로 시작한 유럽의 불교 연구가 제도적으로 정착된 후 유럽의 불교학은 다시 동양으로 역수출되었다. 이 간단한 이력의 학문을 근대 불교학이라고 부른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근대 불교학은 서양 열강들의 '식민주의'가 녹아 들어가 있을 뿐더러, 승가(僧家) 내에서 행해졌던 전통적 불교연구와 단절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근대 불교학이 제국의 식민지 통치를 통해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일본, 중국, 한국에 다시 들어와 이들 나라의 새로운 불교학 전통으로 자리잡았다는 것.
저자는 이 같은 맥락에서 전체 5장에 걸쳐 우리 불교학계의 근대화 과정에 내포된 식민성과 근대 불교학의 정체를 밝히고, 근대 한국에서 그것의 좌표를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제1장 '불교학, 그 근대화의 식민성'에서는 유럽의 불교학을 설명하기 전에, 전통적 불교학과 근대 불교학이 전혀 다른 성격의 학문임을 밝힌다. 이어 제2장과 3장에서는 문헌의 수집과 편집에서 우선권을 누릴 수밖에 없었던 유럽의 불교학이 어떻게 오늘날까지도 지속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살피고, 불교학의 기준이 되는 문헌학의 성격에 대해 설명한다.
제4장에서는 유럽의 불교학이 식민지 근대화를 통해 일본과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과 한국 불교학의 근대화 문제에 대해 짚어본다. 끝으로 제5장에서는 근대 불교학의 특성과 역사 속에서 드러나는 식민지적 성격과 문제를 현재 한국을 중심으로 설명함으로써, 식민주의는 식민통치 기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