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의 아포리아』는 저자가 문학이라는 바다를 오랜 시간 바라본, 때로는 물안경 하나만 가지고 그 심연 속에 잠수해본 기록의 일부다. 1부는 주제론에 해당하는 글들로, 여기에서는 우리 시대 한국문학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에 도전해본다. 이 과제에는 재현을 둘러싼 여러 가지 난제들,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새로운 방안, 애도되지 않은 역사의 파국적 귀환, 말년성의 미학적 형상화 등이 포함된다. 2부는 작가론에 해당하는 글들로, 1950년대에 등단한 작가부터 2010년에 등단한 작가까지 총 일곱 명의 소설가(정연희, 전상국, 최윤, 하성란, 노정완, 해이수, 채영신)를 통해 지난 반세기 한국문학의 전개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3부에서는 최근 한국소설이 가닿은 성취를 대변할 수 있는 소설들(『철도원 삼대』, 『악어』, 『총구에 핀 꽃』, 「희박한 마음」, 『일곱 해의 마지막』, 「휴가 중인 시체」, 『탑의 시간』)을 자세하게 비평한다. 4부에서는 최근 한국문학이 낳은 비평들을 대상으로 하여, 한국비평의 맥락을 조망한다. 대상이 된 비평들은 통일을 지향하는 실천적 사유, 창발적 문학 탐구의 전범, 리얼리즘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성찰, 역사 · 유물론적 문학 이론의 계보 등을 탐색한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