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잎 고통과 한 잎 황홀이 포개지는 방랑의 문장
『꽃 먹는 소』는 자연 사물에 깃들인 신성(神聖)을 탐구하는 시세계를 펼쳐온 고진하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인도 시편’이다. 고진하 시인은 지난 10년이란 세월 동안 매년 인도를 여행하며 길어 올린 “한 잎 고통과 또 한 잎 황홀이 포개지던 방랑의 긴 문장”을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냈다.
이번 시집에서 고진하 시인은 기독교, 불교, 도교 등을 아우르는 해박한 신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대상과 사물의 내면과 깊이를 흡입하여 형이상학적 사유를 작품 곳곳에 부려놓는다. 인도에 대한 단편적인 관심이나 체험기가 아닌, ‘인도적인 것’을 넘어선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사유를 ‘인도’라는 프리즘을 통해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 속, 일상의 견고한 질서에 금이 가버리는 어떤 한순간의 체험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결핍과 어떤 심연을 발견하여, 이를 자각하고 성찰해나간다.
이 시집은, 진정한 영혼의 눈을 뜨게 하는 인도에서의 특별한 체험의 기록들로 가득하다. 그 체험은 “땡볕”과 “소나기” 같은 시간 속에서, 일상의 견고한 질서에 금이 가버린 어느 한 순간이며, 이 순간은 시인의 깊은 사유와 성찰을 통해 빼어난 시편으로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