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개혁’을 내걸고 시작한 문재인 정부 5년의 평가
2016년 촛불 투쟁으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의 사회적 모순은 대개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예컨대 청년 고용과 비정규 노동 문제, 재벌 개혁과 불평등, 낡은 양당 체제와 위임 민주주의,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 논란, ‘헬 조선’과 저출생 문제 등이 모두 그렇다. 전태일 이래 과거 한국 사회의 역동적 변동에 노동문제가 근저에서 구조적 동인이 되었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사회적 모순을 해결할 장기적 동인도 더 성장한 노동운동일 개연성이 크다. 노동체제론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특히 이 책의 후반부는 촛불 투쟁과 민주 노조 운동의 관계 및 노동운동의 전략 전환을 주로 다룬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초반 노동 개혁이 노동체제 전환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연구자들의 가정은 일단 소망적 사고로 끝난 듯하다. 그러나 체제 전환의 문제의식, 즉 그 변화 양상 및 가능성에 대한 정밀한 검토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 문재인 정부 5년의 실험은 전환을 둘러싼 여러 구조적 모순과 특성, 이를 가능하게 하는 주체의 개입 전략과 실천 모두를 재검토할 만한 이론적·실천적 물음을 제공한다. 나아가 귀족 노조론이나 사회적 대화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노동체제의 구조적 압력은 뚜렷하다. 노동운동 활동가는 물론 노동 연구나 연구자에게도 그 영향은 강하게 미치고 있고, 노동체제론의 문제의식은 이런 물음들에 단초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