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수 전쟁은 대규모의 병력이 동원되었던 동아시아의 최강국 간 충돌이었는데, 특히 612년 전쟁에서 수군이 동원하였다는 1,133,800명은 ??수서(隋書)??의 찬자가 언급한 바 있듯이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대병력이었다. 그리고 전쟁 당사국인 고구려와 수는 물론 주변 제세력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며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를 뒤흔들었던 사건이기도 하였다.
기존 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크게 두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당시 국제 정세와 연관시켜 전쟁의 원인, 영향, 전쟁 당사국 간의 관계 혹은 주변 세력들과의 관계 등을 다룬 연구이다. 이러한 유형의 연구는 전쟁의 원인이나 배경 그리고 양국의 관계뿐 아니라 당시 동아시아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두 번째 유형은 군사사적 관점에서 군단 편성, 무기체계, 방어체계, 전략 ? 전술 등을 다룬 연구이다. 이러한 유형의 연구는 전쟁사 연구의 핵심 주제로서 고구려-수 전쟁의 전개 양상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본서에서는 선행 연구 성과를 감안하면서 군사사적 관점에서 군대 편성, 무기 및 병종(兵種)체계, 진군 노선, 전략과 전술 등을 검토하여 전쟁의 구체적인 전개 양상을 최대한 규명해 봄으로써 고구려-수 전쟁을 새롭게 이해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