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주민자치’는 시대의 화두다. 시대의 화두는 그 시대의 고통을 담고 있다. 즉 추상적인 정신의 유희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 시대의 절박한 문제를 갖고 씨름하며, 고통과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꿈꾸는 자유로운 정신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주민자치는 현재 우리 시대의 뜨거운 화두다.
주민자치는 단체자치(제도자치)와 지방자치를 이루는 핵심 요소이지만, 오늘날 화두가 된 것은 지역(지방)의 시민사회를 주 활동 무대로 하는 주민자치회 작동 원리로서의 주민자치다. 2017년 문재인 정부는 읍?면?동 주민자치 활성화를 74대 국정과제로 채택했고, 주민자치회를 주민대표기구이자 마을협의체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었다. 또 세종시와 서울시 등 지방정부는 주민세 개인균등분을 주민자치회에 전격 지원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주민자치회 관련 법’을 제20?21대 국회에서 입법발의하기에 이르렀을 정도다. 이처럼 ‘민의 주민자치’가 폭발적으로 급부상한 이면에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 대의민주제에 대한 회의, 부의 불평등, 사회질서와 정치질서에 대한 불공정과 부정의에 불만이 깔려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