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그 사이에 우리 사회는 1980년대 말의 자취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변모하였다. 사람의 가치나 사고방식에도 그러한 변화가 적지 않다. 그리하여 민법의 규정은 대체로 전과 같다고 하여도, 이로써 처리되어야 하는 법문제의 양상은 사뭇 달라졌다. 그리고 새로운 법률이 제정·시행되거나 종전의 규정이 개정 또는 폐기된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에 따라 전에 없던 법문제가 제기되고 추구되어야 할 법이념도 달라져서, 새로운 법리가 이에 답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재판례가 나온다. 그리고 종전의 법리나 판례 등도 다시 검토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지적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사실은, 민법의 해석·적용에 관한 우리의 역량이 전에 비하여 훨씬 충실하여졌다는 점이다. 물론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점이 적지 않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러나 예를 들자면 비교법적인 시야가 훨씬 넓어져서 어느 외국의 이론에 맹종하는 경향은 많이 청산되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민사재판실무에 대하여도 보다 객관적이면서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또한 그 ‘흐름’에 대한 의식이 날카로워졌다. 『민법주해』의 개정판은 이러한 변화를 담으려고 노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