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후반 중국판 목민심서 ‘훌륭한 지방관이 되는 법’지방관으로 부임하는 사람은 꼭 한 질을 갖추어 놓고 참고하는 지침서 청대 초기(17세기 후반)의 지방관 출신인 황육홍(黃六鴻)이 지은 이 책은 황제가 직접 임명하는 가장 하층의 지방행정 단위인 주(州)·현(縣)의 지방장관, 즉 지현(知縣)·지주(知州)라는 지방관을 독자로 삼고 있다. 유일하게 관원이 직접 일반 백성을 대면하면서 관리할 수 있는 단위인 주·현의 지방관은 이 때문에 목민관(牧民官)이나 부모관(父母官)으로 불린다. 『복혜전서』는 주로 새로 부임할 예정이거나 이제 막 부임한 이러한 초임 지방관들을 대상으로 쓴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다스리는 백성에게 행복과 은혜를 가져다주는 지침서로서 마련된 이 책은 ‘훌륭한 지방관이 되는 법’이라 할 수 있다. 사실상 중국판 『목민심서』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지방관의 주 임무인 세금 징수(전곡)와 소송 관리(형명)를 비롯하여 부임 때부터 시작하여 이임할 때까지의 모든 사항에 대해 아주 꼼꼼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다. 지방관이 이임할 때 그가 떠나지 못하게 백성이 수레의 끌채에 매달리거나 바퀴 앞에 드러눕거나, 아니면 백성이 관리를 좀 더 머물게 해 달라고 길을 막고 황제에게 요청하는 일이 가능해지도록, 부모관으로서 지방관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도 최선의 방향을 제시하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황육홍은 이러한 『복혜전서』라는 제목의 책을 지은 이유에 대해 지방관이 다스리는 주현이라는 지방사회에 행복[福]을 조성하고 백성에게 은혜[惠]를 베풀기 위한 종합적인 지침서라는 취지를 제시하고 있다. 단순하게 지방관으로의 경력을 잘 수행하기 위한 지침서라는 범위를 훨씬 뛰어넘어서, 지방관의 올바른 행정 업무가 곧 지역사회의 행복, 나아가서는 천하의 안정과 번영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이 책의 기반이 되고 있다. 청말까지 이 책은 지방관으로 부임하는 사람은 꼭 한 질을 갖추어 놓고 참고할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효용성은 그 때문에 일찍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그 분량이 상당히 방대하였기 때문에, 표점본이 나오거나 이 책의 일부가 영어로 번역된 적은 있지만, 원문과 더불어 거의 완역한 것은 아마 세계에서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