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우울하고, 불안하며, 화를 내고, 중독되며, 미치고, 사랑하는 것일까?
인간의 감정과 마음에 관한 시적(詩的)이고 통찰력 있는 분석
오랜 시간 벼리고 다듬어 쓴 간결하고 빛나는 문장
우리는 왜 우울하고, 불안하며, 화를 내고, 중독되며, 미치고, 사랑하는 것일까? 십수 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해 온 지은이가 우리의 여섯 가지 감정을 주제로 쓴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병리이자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가 어떻게 (가장 정의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중 하나인) 사랑이라는 감정과 연결되는지를 탐색한다. 사실 책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무궁하고 난해한 주제를 다루기에는 얇은 편이다(물론 책이 두껍다고 해서 마음이라는 주제를 망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책은 아주 두꺼운 책이다. 화려하고 현란한 이론적 개념이나 틀 대신 지은이 자신이 이 고단한 현실을 살면서 느끼고, 겪고 자신의 몸을 통과해낸 것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우울과 불안과 분노와 중독이라는 감정은 지은이의 어린 시절 기억과 젊은 날의 방황과 일상에서의 감정선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글 속에서 그 어떤 고상하고 수준 높은 이론적 개념보다도 더 진하고 설득력 있게 정체를 드러낸다.
타인의 감정과 마음을 해석하는 사람, 의사라는 권위자의 모습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삶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풀어내고 자신이 딛고 선 땅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두껍게 씌어진’ 책이다(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의 표현을 빌려왔다).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 정신과 마음에 대해서, 타인의 무의식에 대해서 해석하고 분석한 그간의 숱한 책들이 정작 지은이 자신의 삶과 감정과 무의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에 인색했다면 이 책은 결을 달리한다(우리 사회의 문화적 배경도 한몫했다고 본다. 자기 자신의 감정과 무의식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은 부끄럽고도 힘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