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지 마, 아픔이 있는 그녀에겐 사랑이 이르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연인을 잃고 경찰을 그만두게 된 경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중 오빠를 대신해 영화배우 한기영의 로드 매니저를 시작하게 된다. 조각 같은 외모에 뛰어난 연기력까지 갖춰 ‘신의 조화’라 불리는 그.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출근 첫날부터 그녀를 바라보는 기영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야릇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관능적인 시선 앞에 속수무책, 당황스럽기만 한 그녀. 하지만 경서가 그의 눈빛에 담긴 의미를 찾기도 전에 그의 주변에서 하나 둘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잠깐 맛보기
기영의 그 눈빛.
그녀의 가슴이 또 제자리를 잃고 툭 떨어졌다.
번쩍.
“좋아!”
경서는 환상에 빠져 몽롱해졌다. 침을 꿀꺽 삼키고 스르르 눈을 반쯤 감았다.
다시 번쩍.
“좋아! 바로 옆이 아니라 허공 어디쯤 갈망하는 뭔가가 있는…….”
기영의 시선이 서서히 움직였다. 느긋하게 혹은 위험을 숨긴 채 나른하게. 모델에게서 경서에게로 천천히 다가왔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눈빛이 그렇게 경서에게 닿았다.
숨을 쉴 수가 없다. 그의 눈빛에 사로잡혀 헐떡이고야 만다. 갈망하는 듯, 유혹하는 듯, 형용하지 못할 표정을 머금은 시선이 그렇게 경서의 심장을 겨눈다. 경서는 그에게 사로잡혀 무기력하게 파닥거렸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일시에 사라졌다.
무음의 공간에 섬광만 번쩍번쩍 내려 사실성을 앗아갔다. 비현실적인 공간에 서서 자신을 노리는 야수의 공격을 받았다. 서서히 먹이를 향해 낮게 포복하여 다가와 단숨에 낚아챘다. 숨통을 내어 주고 그 야생의 기운에 사로잡혀 가슴을 헐떡였다.
그 순간, 진심으로 기영을 갈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