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구글 이미지}

파라다이스 키스는 일본 후지 TV에서 12부작으로 제작된 것도 있고 이렇게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하기도 하였다. 만화는 2001년에 도서로 출판되었으니까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나서 영화화 된 것이다. 원작이 책이거나 만화, 요즘은 웹툰에서 많이 발굴되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이 되면 캐스팅 논란은 피해갈 수 없는 것 같다. 사람의 의견은 양파보다도 더 깊고 여러 갈래의 취향을 가지고 있으며, 원작을 보게 되면 영상으로 나온 것과 비교하게 되기에, 그 반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 역시 캐스팅에 대한 논란 피해갈 수 없었는데 개인적으로 원작의 인물을 그대도 데려온 것 같았던 이자벨라 역의 '이가라시 슌지'였다. 이가라시 슌지는 여장남자로 나오는 이자벨라 역을 맡았는데 화려한 옷차림과 메이크업(왼쪽 눈에 커다란 꽃을 그린다) 그리고 말없이 조용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이미지다. 만화에서 보아도 키가 크고 건장한 모습으로 드레스를 입고 나오는 이자벨라는 영상에서 '이가라시 슌지' 역시 그런 이미지를 그대로 연출한 것 같아서 놀랍고도 흥미로운 캐스팅이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가라시 슌지가 이자벨라 역으로 캐스팅 된 것을 제외하면 모든 이가 원작과는 관계없는 사람들 데려왔구나 싶어 영화를 볼까말까 무척이나 망설이게 만들기도 했다.

가운데가 화려한 모자와 앞마당도 쓸 것 같은 빗자루 속눈썹을 단 이자벨라 역의 이가라시 슌지. {출처 구글 이미지}

주인공 고이즈미 죠지에 무카이 오사무가 캐스팅 된 것은 '미묘'한 느낌이었다. 만화속의 고이즈미 죠지는 제멋대로이며 풍족하게 살아왔어도 독립적이며 자신만만한 천재형 패션 디자이너로 보이는 반면, 꽃미남형인 무카이 오사무에게는 그런 아우라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한 때 나 역시 그의 훈훈한 팬이었기에 무카이 오사무의 팬들은 섭섭해하지 말길 바래본다)

일본에서 닮고 싶은 연예인 얼굴로 이시하라 사토미나 아라카이 유이와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키타가와 케이코는 원작의 유카리보다 너무 얼굴이 예쁜 배우가 아닌가 싶으면서도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그녀의 귀여움과 어쩔 줄 모르는 캐릭터에 대한 소화력에 다른 여배우로 대체할 수 있었을까 싶은 묘한 설득력을 지니기도 한다. (여담으로 일본 쇼 프로그램에 나온 남편 다이고는 키타가와 케이코가 자신이 찍은 영상을 소장용으로 따로 복사하지 않는데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이 늘 발전하기 때문에 과거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자신감이 멋지긴하다)

이렇듯 히로유키나 아라시, 심지어 제일 심한 캐스팅이라고 생각되는 미와코까지....(우린 너무나 다른 취향을 가졌군요)

원작과 영화의 내용은 거의 비슷하고 도드라지게 다른 점은 결말이 가장 차이가 난다. 자신의 꿈을 찾아 파리로 떠나는 죠지와 역시 자신의 꿈과 대학을 가기 위한 유카리가 일본에 남아 삶을 살아가는 것을 선택한 반면, 영화의 결말은......다르다. 다르긴 하지만 해피엔딩이고, 만화로만 보다가 영상미가 더해져서 볼거리는 풍부했다. 한 때 나의 꿈을 부채질하던 만화 중의 하나라 영화까지 보게 되었던 파라다이스 키스는 아이 야자와의 패션 센스가 (취향은 또 나와 다르지만요) 볼만하여 다른 후속 작품도 보게 되었고, 한 동안 일드와 미드의 이런 화려한 영화들은 나에게 행복감을 가져다 준 동시에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었었더랬다.

만화던 영화이던 오래 전 작품이긴 하지만 아직 못 본 분들을 위해 뒷부분을 설명할 수 없어 대나무 숲으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원작의 마지막은 너무나 멋있었다. 언젠가 블로그의 다른 곳에서 파라다이스 키스 만화의 마지막을 꼭 말해 보리라.

#임금님귀는당나귀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