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이미 출간된 『얄타』, 『체르노빌 히스토리』를 비롯한 수십 권의 논픽션의 저자인 세계적 석학 세르히 플로히는 『핵전쟁 위기』에서, 새롭게 발굴된 소련의 문서고 자료와 특히 우크라이나에 보관 중인 KGB 자료를 활용하여 당시 크렘린의 의사 결정 과정과 소련의 미사일 전략 동원과 파견 과정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세르히 플로히는, 1969년에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이자 위기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로버트 케네디의 『13일』이 출간된 이래 쿠바 미사일 위기를 다룬 수많은 저작들이 중대한 시사점들을 던지면서 우리가 사건을 이해하는 데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적인 담론은 변하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그가 보기에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한 기존의 담론은 ‘존 케네디가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고, 최측근 참모들이 관여한 의사 결정 과정 덕분에’ 결국 위기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세르히 플로히는 이 위기에서 ‘핵심 인물들이 올바른 일을 했던 순간을 포착하는 대신, 이들이 일을 그르친 수많은 상황들을 고려함으로써’, 그리고 미국 위주의 관점에서 놓치고 있는 것을 새로이 발굴된 러시아 자료를 통해 밝혀냄으로써 기존의 담론에 도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