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리 같은 우주선이라든가 희한한 건물들은 볼만한 광경이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졸립다. 우주선에 있던 괴물 얼사와 함께 불시착한 가오리 우주선. 그 우주선에 타고 있던 아버지와 아들만 살아남았는데 얼사는 불시착한 곳, 낯선 지구 어딘가에 있다. 3072년 현재 지구는 천년 전 대재앙으로 인류가 떠나고 동물들과 식물들만 있는데. 동물들은 사람을 공격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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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괜찮은 편이었는데 졸리웠던 이유는 아버지인 윌 스미스가 다리를 다쳐 아들이 모험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이 영화의 거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니 그 어깨가 너무나 무거워 보인다. 그나마 나았던 것은 괴물 얼사가 눈이 없기 때문에 공포의 맛을 느끼고 쫓아온다는 설정. 공포심을 없애야 하는 심리적인 설정이 신선한 편이다. 또한 위험이 오면 색깔이 변하는 옷이 좀 흥미가 간다고 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전혀 웃지도 않고 무뚝뚝하게 대하는 태도는 정말 무미건조하다고 느꼈다. 코미디적인 요소가 별로 없다는 게 참 아쉽다. 하지만 공포에 대해 아버지가 하는 말은 꽤 의미심장했다. 우리도 기억해둬야 할만하다.

Fear is not real. It's a product of thoughts you create. 공포는 진짜가 아니라는 것. 우리가 만드는 생각의 산물일 뿐이다. 미래에 대한 걱정을 버려야만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도 자주 들었던 말이다. 걱정은 자신이 추측하고 두려워하는 것일 뿐이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살면서 쓸데없는 걱정(특히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것)이나 공포심을 버리는 것이 평범한 일상을 작은 행복으로 채울 수 있는 비결이 될지도 모른다. 무서워하지만 말고 현실을 직시하고 계획을 짜고 대처하는 태도가 더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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