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이 힘이며, 차이를 통해 배운다” - 해나 개즈비
최근 종영한 tvN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다운증후군과 농인 연기자가 배역을 맡아 출연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그간 국내외를 막론하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장애인 역할의 경우 대부분 비장애인 연기자가 맡았으며 장애인 연기자가 등장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장애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이더라도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으로 그리거나 혹은 비범한 능력을 가진 인물로 그려 실제와 괴리가 있다. 그들은 비극적인 상실감과 나약함을 갖거나 삶에 무책임한 모습으로까지 비추어지기도 한다.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이러한 장애인의 모습에서 장애인 스스로가 공감할 존재를 찾아보기란 거의 불가능하며 비장애인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장애인의 이미지는 왜곡되어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장애인은 디지털 시대 텔레비전 문화에서 어디에 위치하는가.
장애인이 텔레비전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으며,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분석하고 전망을 제시하는 책 [장애와 텔레비전 문화: 디지털 시대의 재현, 접근, 수용]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장애 재현의 문제를 살펴보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장애인이 텔레비전에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장애인 공동체가 견지하고 있는 통찰력을 보여 줌으로써 이론과 현실의 접점을 시도한다. 또한 오늘날 확장되는 미디어 시대에 텔레비전의 공유성을 재점화하는 사례로 넷플릭스나 TED 토론, 웹 시리즈 등도 분석하고 있다. 디지털 수용자가 지리적 경계를 넘어 집단 지성의 온라인 포럼까지 확대되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사례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텔레비전 양식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곳곳에 나오는 장애인과의 인터뷰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도 여전히 척박한 디지털 텔레비전 환경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장애인을 위한 방송 접근 서비스 등과 관련해 호주의 사례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전 지구적인 상황에서 포괄적으로 살펴본다. 장애와 관련된 기술 개발이나 법률 제정은 국내적 차원을 넘어 국가 간에 서로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인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장애는 예나 지금이나 존재하며, 각 나라의 문화적, 산업적, 역사적, 사회적 환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인식과 정책은 그리 다르지 않게 하향 ‘표준화’되어 있다. 그런 견지에서 이 책의 논의는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도 적용할 수 있는 보편성을 담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