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갓! 오늘 난 죽었다!”
눈을 뜨니 아침 아홉 시! 눈을 씻고 다시 봐도 틀림없는 아홉 시. 지각하거나 숙제를 안 해 가면, 방과 후에 지겨운 사자소학을 한 시간이나 들어야 한다. 고양이 세수만 하고 후다닥 학교에 간 영훈이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숙제까지 안 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불행 중 다행일까? 선생님이 지독한 감기에 걸려 말 못할 상황이라며 영훈이에게 지각하고 숙제까지 못 한 이유를 발표해 보라고 한다. 발표를 잘하면 방과 후 벌칙을 면해 줄 수도 있다면서. 과연 영훈이는 벌칙을 면할 수 있을까?
《숙제 해 간 날》은 학교생활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던 아이가 숙제를 못 해 온 이유를 발표하는 동안 반 아이들과 한데 어우러지는 이야기이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함께 공감하고 또 반박하며 좋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는 이 작품은 시치미 뚝 떼고 아이들 마음을 요리조리 잘도 헤아리는 신인 작가 박서진의 능청스러움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