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치홀트를 정면으로 다룬 이 책은 우리에게 일정 부분 신화로 남겨져 있는 역사적 페르소나를 현대적 관점에서 비평적으로 해석한 최초의 평전이다. 저자이자 타이포그래퍼인 크리스토퍼 버크는 폭넓고 깊이 있는 조사 가운데 발견된 치홀트의 수많은 글과 작업 도판, 교정쇄와 노트는 물론 당시 새로운 타이포그래퍼 및 아방가르드 인사들과 그가 나눈 편지와 자료를 바탕으로 20세기 초중반 역사적 격동기를 산 얀 치홀트라는 인물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한편, 인생의 후반부에 그의 관점이 어떠한 과정을 거치며 바뀌게 되는지 입체적으로 다룬다.
이 책은 치홀트를 철저히 ‘새로운 타이포그래피’의 주창자이자 기록자로 다룬다. 저자는 치홀트의 경력 전반부, 즉 1940년대 후반 치홀트가 전념했던 펭귄북스 작업들 그 이전을 바라본다. 즉 치홀트가 고전주의자로 돌아서기 전 바이마르 독일에서 드러냈던 새로운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엄청난 열정과 투쟁에 집중한다. 당시 치홀트의 새로운 작업과 글에 팽팽히 드리워진 긴장감은 전통과 현대의 기로에 서 있던 바이마르 문화에서 짧은 시기에 일어난 폭넓은 투쟁을 반영하며, 또한 시각문화에 눈 뜬 한 젊은 타이포그래퍼가 디자인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