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문학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통해
한국인 정체성을 심층적으로 재구성하다.
사회과학서이자 역사서이며 문학 비평서이며, 특히 고전적 의미에서 하나의 문학(文學)이다. 저자는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상을 무대로 파악하며, 시대와 대결한 근현대 한국인이라는 인식틀을 관철하여 거대한 서사를 완성했다. 망국과 국권 상실, 그리고 전쟁의 참화로 점철된 혼돈의 시대를 거치며, 전대의 수많은 한국인(조선인)은 생존에 몰두해야 하는 시대, 자신이 사는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조차 알기 어려운 시기를 살았고, 후대의 우리로 하여금 그 시대를 음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자료를 거의 남기지 못했다.
후대의 우리 또한 혼돈의 시대를 거치며 전통과 단절되었고, 그 시대를 이해할 관점을 상실해버렸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우리를 잘 알고 있다는 그러한 막연한 고정관념을 깨는 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선 ‘한국인’에 대해 이해하고 나서야 다시 새로운 ‘우리’, 외부 세상에 맞서는 공동체로서 ‘우리나라’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 초에 최초로 근대 한국인의 모습이 나타난 이래 일제 식민지 시기를 거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제 시대는 일부에서 말하듯 우리 민족과 수많은 지식인이 일제에 협력하고 굴욕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던 그런 시대가 아니었다. 그들은 일제 시대 내내 한시도 쉬지 않고 우리를 찾아 헤매고, 우리의 새로운 모습을 모색하며 그려가고 있었다.
특히 3.1운동 이후는 우리 민족의 본질을 찾아서 강한 조선인을 찾는 과업이 제시되었다. 1920년대에는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1930년대에 이르면 우리의 지식인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며 새로운 전선에서 창조적 예술이 지적 투쟁을 전개시켜 갔고 드디어 1930년대에는 강한 한국인의 모델을 발명하였다. 춘원은 우파의 입장에서, 벽초는 좌파의 입장에서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두 인물을 창시하였고 이 두 전사, 영웅의 모델은 현대 한국인에게도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