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공포, 복수의 미학!
“서부의 셰익스피어”
코맥 매카시가 써 내려간 핏빛 서사시
‘국경 3부작’을 통해 서부 장르 소설을 고급 문학으로 승격시켜 ‘서부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코맥 매카시의 신작 『카운슬러』가 민음사 모던 클래식 64번으로 출간되었다. 『모두 다 예쁜 말들』, 『국경을 넘어』, 『평원의 도시들』로 이어지는 국경 3부작을 통해 잔혹한 현실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 냈던 매카시는 이번 작품에서도 멕시코 국경의 마약 전쟁, 살인, 강간 등 눈을 돌려 버리고 싶을 정도로 끔찍하고 비극적인 문제에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주인공 ‘변호사’는 연인 로라에게 프러포즈하고 둘은 죽을 때까지 함께하기로 약속한다. 평범한 변호사였던 그는 그동안 거부해 왔던 유혹의 손길을 마주 잡고, 라이너와 말키나 커플과 함께 마약 밀매에 가담하기로 한다. 이 일에 바람둥이 마약 중개인 웨스트레이도 끼어들고, 그는 스너프 필름과 마약 전쟁을 언급하면서 변호사에게 이 일의 위험성을 경고하지만 그는 귀담아 듣지 않는다.
이들은 각자의 속셈으로 2천만 달러어치의 마약 밀반입을 시도한다. 무사히 국경을 넘은 마약, 그러나 누군가의 배신으로 일이 틀어져 조직원이 죽고 마약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변호사가 배신자로 찍혔다는 말만 남긴 채 웨스트레이는 사라진다. 그는 공포에 질려 도망치면서 로라와는 다른 도시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러나 로라는 납치되어 연락이 끊어지고, 초조하게 그녀를 찾아다니던 변호사에게 한 장의 DVD가 배달된다. 그는 웨스트레이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공포에 휩싸인다.
코맥 매카시는 지금까지 인간 존재의 가장 어두운 부분, 인간성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진실을 발견해 왔다. 이 작품에서도 역시 가장 최악의 상태에 있는 인간성을 그리고 있다. 이 세상에 악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악은 인간 자신이 만들었다는 것. 외면해 버리고 싶은 불편한 진실을 매카시는 정면으로 응시하게 만든다.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 낸 괴물과도 같은 그 악에 어떻게 대면해야 하는가? 불안하고 불편한 진실로 가득한 비극 속으로 그는 독자들을 이끌고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