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삶을 위한 책
동화의 세계는 마냥 아름답기만 하다. 예쁘고 착한 아이 옆에 그를 괴롭히는 악당이 있다. 왕자가 나타나서 착하지만 무능력한 아이를 구해주고 둘은 행복해진다.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규율을 잘 지키고 권위에 순종하는 아이어야만 한다. ‘왜’라는 질문은 허용되지 않는다. 나아가, 왕자에 의존하는 삶은 비단 옷에 맛난 음식과 시종들로 행복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시 규율 위반이다.
비단 옷을 짓는 사람은 누구인지, 맛난 음식은 누가 만드는지, 농부의 땀은 얼마 만큼인지, 시종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고 하면 안 된다.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이 그들의 규율로 만든 동화책에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젖어 있었다. 착취에 눈 감고, 희생을 무시하고, 선량한 상대를 속이고, 가난을 미화하는 것을 아름다움이라고 동경했다.
이전에 비해 요즈음 아이들의 자아는 훨씬 일찍부터 존중된다. 아이들도 판단할 수 있고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야기 열네 개를 담았다. 전래동화도 있고 역사이야기도 있다. 다만, 왕조에서 강조하던 규율과 덕목을 걷어냈다.
누군가를 다스리고 관리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책일 수도 있다. 질문하는 사람은 귀찮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이름에 붙은 ‘나쁜’이라는 형용사는 역설적이다. 우리가 의식하는 ‘그들’에게 ‘나쁜’책이기 때문이다. 기꺼이 나쁜 동화책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책 『아빠와 함께 읽는 나쁜 동화책』은 어른들이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물림되었으면 한다. 아이들을 최면 속에 평생 넣어둘 수 없다면 고통스럽더라도 진실을 알려주어야만 한다. 우리들의 미래는 더욱 좋아져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