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의 탐욕에 의해 대상단을 이끄는 김준수에게
혼인을 청해야 하는 비운의 여인.
하지만 그녀가 만난 사내는 그녀가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사내였다.
“이 손 놓아주십시오.
아직 혼인을 하지도 않은 여인을 이리 희롱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예조참판의 여식이라는 좋은 탈을 뒤집어쓰고 있지만
실상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여인 윤효진.
“꼭 혼인을 하자는 확답을 받아와야 한다. 알겠느냐?
그 자리에서 옷고름을 푸는 한이 있더라도
꼭 확답을 받아야 이 집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이야!”
몸부림친다 하더라도 더 나아질 것이 없는 현실,
이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서라도 기루로 자신을 초대한 사내와의
혼담을 성사시켜야 했다.
도성 최고의 신랑감이자 도성 최대 규모의 상단을 거느리고 있는
조양상단의 대행수 김준수.
도성 최고의 기생 월향을 정인으로 두고 있는 그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 바로 혼인이었다.
한미한 가문에서 태어나 양반의 신분으로 장사치의 길로 들어선 그에게
탄탄한 배경과 그럴싸한 간판은 무엇보다 탐나는 것이었다.
“내가 쥐락펴락할 수 있는 권세 있는 처가라…….
그것도 나쁘지 않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