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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본 국경의 아침 7
글쓴이
천성래 저
출판사
지우LNB(지우출판)
출판일
2022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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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천성래

전남 화순에서 출생하여 서울, 광주, 안성 등지에서 성장했다. 동국대, 연세대,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문학 및 언론학을 전공했다. 현재 법무연수원 외래교수, 법무부 인권강사,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계간『문학과 의식』(가을호)에 단편<황소의 반란>, 무크『언어의 세계』에 중편<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발표작품으로 소설집『고양이와 소녀』『붉은 노을』『고양이 심바는 무슨 짓을 했나』, 연작소설『베틀』장편『타배(駝背)의 불춤』『술꾼』(전2권)『고개숙인 남자』『소설 단발령』운동권 소설『텐트를 치는 여자』(전2권)『아름다운 날들』(전2권)『바람산의 아이들』『소설 천추태후』(전2권)『젊은 날의 약속』, 5부작 대하소설『국경의 아침』(전10권) 등 40여 권의 저서가 있으며, 현재 5부작 대하소설『상경』(전10권) 집필 중, 올해의 작가상, 월인 문학상, 한국문예진흥원 창작기금, 한중 10대 작가 선정, 2017 통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작가의 말

나는 그동안 소설 쓰는 일밖에 모르고 살았다. 돌을 씹어도 소화를 시킨다는 이십 대 문청 시절부터 피 끓는 삼사십 대의 객기는 매번 나를 절망의 늪 속에 빠지게 했다. 무엇이든 계획하면 쓰고 본다는 남다른 나의 호기(豪氣)는 나를 가장 치열하게 살아가도록 했지만 수없이 발부리를 넘어뜨렸다.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나는 과연 최선을 다했는가?

나는 지금까지 전업 작가의 길을 걸어오면서 우리 근대사의 아픔을 되돌아보고,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 사람들의 의식과 가치의 세계를 소설 속에 담아내고자 하였다. 또한 역사를 크게 거슬러 올라 천 년 전의 우리 역사를 음미해 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어찌 저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우리 삶의 궤적을 소설이란 그릇으로 오롯이 빚어낼 수 있을 것인가? 내 미약한 능력과 의식으로는 저 도저(到底)한 인간의 위대함에 흠집이나 내지 않았을지 수없이 절망하게 된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허기져 있다. 우리 역사의 뒤란에서 허기지고 바닥난 내 의식을 일으켜 세워 하나씩 활자를 메워나갈 때 의연히 되살아나던 의식 한 올, 그 한 올의 의식을 건져 올려 이 십여 년 넘게 달려온 것이 바로 대하소설『국경의 아침』이었다. 글쓰기의 힘듦과 한국문학의 현실, 종이책이 쓰러져가는 출판계의 현실을 목격하면서 걸어온 길이기에 집필의 과정이 지독하게 힘들었다.

인류 역사상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국, 이 민족의 핏줄로 태어나 이 땅 이 시대에 소설가로 살아가는 내가 민족, 분단의 화두를 저버리고 어찌 감히 글 쓰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내 삶을 되돌아보면, 어느 하루 편할 날이 없었다. 글을 쓰고 강의하고 먹고 살아가는 문제의 지겨움을 떠나 나는 가슴 깊이 소용돌이치는 의식으로 밤마다 차가운 별을 마주하고 살았다. 의식의 날을 세우는 일이 소설가에게 뭐가 그리 대단한 것일까? 그럼에도 여전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내게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의식의 예리한 칼날이란 생각이 든다. 작가는 의식이 무뎌지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게 내 생애에 키워온 지론이기 때문이다.

분단 70여 년을 향해 갈수록 우리 민족은 폐허 속에 침몰할지도 모른다는 자괴감이 앞선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망각한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씀하셨다. 우리 역사의 족적을 찾아 기록하고 재구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진정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역사의 줄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강은 굽이굽이 흘러 바다에서 하나가 된다는데 역사의 강줄기는 멀어지면 쉽게 바다에 닿을 수가 없으리란 생각 때문이다.

이 소설에 대해 되도록 주관적 서사를 아끼고 싶다. 자칫 작품에 대한 독자의 객관적인 느낌을 상쇄시킬 뿐만 아니라 책을 상재 하기까지의 우여곡절에 대한 동정 역시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끝났다. 이념의 포효와 흑백논리의 오류는 더이상 우리에게 다가올 수 없는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소설을 쓰는 내내, 또한 이 소설을 쓰고 있는 지금 이순간도 이데올로기에 경도되지 않았다. 인물들의 삶 속에 이런 것들은 이미 용해되어 있다.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우리는 녹아 있는 분자들의 결정체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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