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자살생존자들이다
'자살의 근대'를 통해 '지금-여기'의 죽음들과 삶을 반추한 책이다. 2013년 11월 현재, 한국의 자살률은 8년째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 중이며, 한국 10~30대의 사망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또한 자살이다.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은 이제 자살이 주는 충격에 둔감해졌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리 현상인 자살에 대해, 우리는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 세심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살이라는 죽음의 형식에 대해서도 무지하다.
이에 이 책은 우리가 왜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둔감해졌는지에 주목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일어나는 자살의 성격과 원인,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는 문화적 표상 방식 등을 과거로부터 계보화해 추적했다. 이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자살들과 그것을 둘러싼 문제상황을 섬세하게 돌아보고, 자살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우리 사회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바라보기를 청한다.
미디어는 우울증을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이는 자살을 개인의 정신병리 현상으로만 본다는 점에서 문제의 여지가 있다. 자살의 사회적 원인을 적절히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이 책은 사회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에밀 뒤르켐이『자살론』을 통해 ‘자살’을 사회적 현상으로 읽어냈다는 것을 상기시고 우리가 관계의 위기에 직면한 것을 일깨운다. 또, 자살의 원인으로 일컬어지는 화소들이 역사적으로 계속 바뀌어왔다는 점을 짚었다. 자살에 대한 다각적인 통찰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