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태어났던 19년 전,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그 꺼림칙한 비밀이 시작됐다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일본 열도를 술렁이게 하고, 거의 전편이 영화 혹은 TV 드라마로 제작될 만큼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가 이번에는 겨울 스포츠의 백미(白眉) 스키를 테마로 한 미스터리 장편을 내놓았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이번 작품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작중 인물들의 숨겨진 비밀과 거역할 수 없는 운명, 얽히고설킨 사건의 실마리를 대가다운 능숙한 솜씨로 한 가닥씩 풀어 간다.
올림픽 일본 대표 출신인 스키 스타 히다 히로마사. 그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금메달의 꿈을 외동딸 카자미를 통해 이루려 한다. 그의 꿈은 나날이 발전해가는 카자미의 뛰어난 스키 실력 덕분에 손에 잡힐 듯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다. 그런 그의 앞에 유즈키라는 과학자가 나타난다. 스포츠 스타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유전자 패턴을 발견해 기업 홍보에 이득이 되는 스타를 키워내려는 것이 그의 목적. 하지만 히다는 자신과 딸의 DNA를 채취해 유전자 연구에 활용하려는 유즈키의 집요한 제안을 한사코 거부한다.
인간의 재능과 유전자 간의 수수께끼를 규명하는 첨단 과학 이론을 소설적 장치로 해, 출생의 비밀이라는, 다소 진부하지만 영원히 거역할 수 없는 정체절명의 인간 운명을 다루는 그의 솜씨가 이번 작품에서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빠르고 복잡하게 진행되는 사건의 냉혹한 전개 속에서 소설 전편에 흐르는 주인공의 고뇌와 갈등, 가족 사랑 등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따뜻한 휴머니즘이 돋보인다..
앞뒤가 빈틈없이 연결되는 치밀한 구성, 뇌리에 남아 쉽게 잊히지 않는 강렬한 캐릭터, 고뇌하는 주인공의 인간미. 인간의 운명과 가족 사랑의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이번 소설은 히가시노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뒷부분의 극적인 반전이 책을 끝까지 놓지 못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