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반테스와 고골을 잇는 풍자문학의 걸작
유쾌한 두 천재 작가의 만남으로 탄생한
소비에트 문학사상 가장 통쾌한 소설
소비에트 문학사상 가장 통쾌한 소설이자,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고골의 《죽은 혼》을 잇는 풍자문학의 숨은 걸작 《열두 개의 의자》가 ‘시공 세계문학의 숲’ 서른여섯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1920년대 소비에트 사회를 배경으로 사회주의 내에 잔존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거침없는 유머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이 소설은 출간 당시 막심 고리키나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같은 최고 작가들의 찬사는 물론 일반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나, 스탈린 독재가 시작되면서 금서로 봉인되어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몰락귀족인 보로뱌니노프와 ‘위대한 사기꾼’ 벤데르가 보석이 숨겨진 열두 개의 의자를 찾아 러시아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닌다는 모험소설 형식의 《열두 개의 의자》는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작가들의 뛰어난 재치와 유머로 인해 시종일관 웃음을 터뜨리게 되는 유쾌한 소설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러시아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된 것은 그 유쾌한 웃음 뒤에 숨겨진 날카로운 풍자와 시대의 부조리에 대한 저항정신 때문일 것이다.
스탈린 사후인 1956년 비로소 복간이 가능해졌을 때 책이 나오자마자 일시에 품절이 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러시아 사람들이 애독하는 작품 중 하나인 《열두 개의 의자》는 지금까지 러시아와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수차례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로 리메이크되고 있는 고전이다.
이 작품을 집필한 일리야 일프와 예브게니 페트로프는 문학사에서는 보기 드물게 공동 창작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해나간 독특한 작가들이다. 일프와 페트로프는, 《열두 개의 의자》를 비롯한 이들의 작품 모두가 소비에트의 현실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금서 처분을 받았을 때조차 “우리의 책이 공산주의의 문헌과 더불어 소각되는 위대한 영예를 안게 되었다”고 말함으로써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자 정신을 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