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은 오작동으로써 작동한다”
분단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을 사진과 일기를 통해 살펴본 책이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에서 벌어진 충격의 포격 사건에 이어서 한 정치인의 '보온병' 발언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 사회를 폭소와 비웃음, 허탈과 자괴감으로 몰아넣었던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은 과연 우리의 삶에 어떤 흔적으로 남았을까? 문제의 ‘보온병’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연평도에서 포격이 남긴 잔혹한 풍경들을 사진에 담던 저자는, ‘포탄이라 불린 보온병’의 행방을 3년에 걸쳐 헤집고 다녔다. '보온병' 발언을 한 정치인의 행적을 추적하고, 오월 광주, 제주 4·3, 평택 대추리, 용산참사, 천안함 침몰 사건, 김진숙의 한진중공업 고공농성, 제주 강정마을을 연결하며 한반도의 정치 상황을 고찰했다. 그리고 한국 전쟁 이후 60여 년간 계속되었으며,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 분단의 나날과 그 속의 분단인의 모습을 들춰냈다.
2010년 겨울부터 2012년 겨울까지 3년에 걸쳐 작업한 90여 컷의 사진과 91편의 일기에는 당시의 포격이 남긴 참혹함과 분단이 낳은 비극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람은 몸을 피했지만, 개와 고양이, 풀과 나무, 무너진 집과 살림살이는 파괴된 채 남겨졌다. 한때 포탄으로 둔갑했던 불탄 보온병 역시 그 우습고도 처연한 자태를 드러낸다. 사진으로 기록된 분단일기는, 우리에게 분단이 지닌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며 우리의 내면을 되돌아보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