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내가 본 것은 정말로 절대미의 풍경이었을까요. 대체 어떤 비상한 인연이길래 이 먼 나라에서 내가 이런 잊지 못할 순간을 당신과 함께 축복처럼 맞은 걸까요. 과연 언제까지 이 생생한 경이와 감격은 흐릿한 기억으로나마 내 마음에 지워지지 않고 있을까요. 지금 이 순간 나는 대체 어떤 기도를 올려야 할까요. 오늘 아침 이 찬란한 보석 같은 선물을 나에게 허락해 준 당신에게 과연 어떤 감사를 드려야 하나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나에게 가장 가깝고 가장 먼 존재로 남아 있겠지요. 아, 당신은 지금, 거기 어딘가 하염없이 계실 뿐인가요. 아니, 당신은 거기 과연 계시기나 한가요.
- 「저만치 오솔길은 이어지고」에서
문학 소년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던 저자의 글을 모은 책이다. 서정적인 산문과 시, 연인과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 등 저자의 지난 세월의 자취가 그대로 묻어나 있다. 부드러운 감성과 차분한 이성이 교차하는 다양한 형태의 글에서 깊은 사유와 관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워야 새로운 것을 채운다는 마음으로 출간된 이 책을 통해 독자 또한 자신의 마음 어딘 듯 한편에 흐르고 있을 기억의 강을 더듬어 볼 수 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