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하던 것과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재수를 결심하고 기숙 학원에 들어간 큰 아이에게 한 말이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본 적이 없는 아이다. 원하는 대학, 학과에 꼭 가고 싶다는 열망에 기숙 학원에서 공부하는 건 어때? 란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지만 아이는 들어가고 일주일이 되자 나오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아이가 들어가는 날, 내가 군대 훈련소 입소할 당시의 심정일 거라 얘기해주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얘기했던 건 이런 상황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면회가 불가한 곳이라 다음 날 아침 일찍 학원으로 무작정 찾아갔고, 담당 선생님의 배려로 아이와 따로 만날 수 있었다. 한 시간여 이야기를 하면서 했던 말이다. 하던 대로 하면 결과도 같을 것이다. 다른 결과를 원하면 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 다행히 아이는 마음을 돌렸고,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기대했던 대로 아이는 적응해냈다. 두 달이 지난 지금은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로 다른 모든 것을 대신했다. 실제 속마음이 어떨지는 알지 못한다. 힘듦을 꾹 누르고 지내고 있다고 짐작할 뿐이다.

농구를 좋아한 아이. 기숙 학원에서 주말이면 체육활동 시간에 농구를 했다고 한다. 처음 외출 나와서 복귀할 때 운동화를 가지고 가지 않겠다고 한다. 격렬하게 뛰고 나면 근육통이 와서 공부에 지장이 있더라면서. 그런데 오늘 학원 카페에 올라온 사진에 슬리퍼를 신고 고공 점프를 하고 있는 아이의 사진이 올라왔다. 딱 걸렸어! 아이 엄마의 말이었다. 자칫하면 다칠 수 있어 운동화를 택배로 보내야겠다고 한다. 한편으로 사진을 보면서 안심한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있구나. 이젠 됐구나. 잘 적응하고 있구나.

아이에게 그랬다. 네 꿈을 이미 이룬 것처럼 상상하고 느껴라. 생생하게 느낄수록 내 것이 된다. 내 경험이라기 보다는 책에서 반복해서 주입 받은 내용을 아이에게 전달한 것 뿐이다. 학원에서 동기부여 명상 시간에도 그런 이야기를 접한 적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노력, 다른 생각이 다른 결과를 만든다. 무엇보다 그것을 철저히 믿을 수 있을 정도의 의식 변화가 우선해야 한다. 상상력이 일상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고, 나 또한 이것을 경험하지 못 하는 이유가 의식의 변화를 경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른 노력, 다른 의식. 아이에게 했던 말을 나에게 적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정신줄을 놓지 않게 도와주고 있는 책이 바로 네빌 고다드의 저서들이다. 그 중 <세상은 당신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를 집중 반복해 읽고 있고, <임모틀맨 2>는 최근 발간된 책이라 읽고 있는 책이다.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이것은 책을 읽었다고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네빌 고다드의 책은 그만큼 일반인들이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한다. 나의 존재를 다르게 봐야 하는 큰 과제를 만난다.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라는 말을 했던 사람이 알버트 아인슈타인입니다. 외형에서 보여주고 있는 사실만을 최종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하느님이 준 상상력이라는 수단을 결코 사용하지 못할 것입니다.(44쪽)

다른 것을 경험하려면, 먼저 다른 내가 되어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결과도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큰 아이가 알아듣기를 원했던 말이고, 내 삶을 이끄는 지혜로 새기고 싶은 말이다. 올 한 해, 큰 아이가 힘든 시간을 보내며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동안, 나 역시 아들의 동반자가 되어 멀리서나마 보조를 같이 하며 의식을 바꾸고 변화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아이가 바뀐 만큼, 나 역시 지금과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힘든 시간을 같이 하고 싶은 마음, 아이가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