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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에 답할게요
글쓴이
오은 외 7명
출판사
미술문화
출판일
2022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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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오은

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었다. 우연인 듯,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순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지만, 그것을 계속하게 만드는 동력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글쓰기 앞에서 번번이 좌절하기에 20여 년 가까이 쓸 수 있었다. 스스로가 희미해질 때마다 명함에 적힌 문장을 들여다보곤 한다.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항상’의 세계 속에서 ‘이따금’의 출현을 기다린다. ‘가만하다’라는 형용사와 ‘법석이다’라는 동사를 동시에 좋아한다. 마음을 잘 읽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와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8명의 시인이 각자 친애하는 화가를 한 명씩 고르고, 그들의 그림을 각자의 언어로 탐구, 향유했다.

안희연 시인은 특정한 사조로 분류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하고 신비로운 그림 세계를 구축한 스위스 화가 ‘파울 클레’를, 서윤후 시인은 뜨겁게 불타오르는 성정을 우키요에라는 불멸의 장르로 승화시킨 일본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를, 오은 시인은 강렬한 색채를 자유분방하게 사용해 ‘야수주의’라는 사조의 시초가 된 프랑스의 거장 ‘앙리 마티스’를, 김연덕 시인은 간결하고 깔끔한 선과 색채로 천진하여 더욱 애달픈 연인 연작을 그려낸 프랑스 화가 ‘헤몽 페네’를 골랐다.

신미나 시인은 순박하고 꾸밈없는 농촌 생활을 화폭에 담은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를, 이현호 시인은 영조와 정조 시대에 활약하며 기인, 미치광이, 주객 등의 별칭으로 전국팔도에 이름을 떨친 조선 후기의 천재 화가 ‘최북’을, 최재원 시인은 풍성한 색채와 영롱한 빛 표현으로 독보적인 화풍을 개척한 프랑스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보나르’를, 박세미 시인은 오랜 시간 서로의 예술에 크고 작은 영감을 선사하며 우정을 나눈 한국의 동시대 화가 ‘이소화’를 골랐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인 시인과 화가. 이 둘을 나란히 놓고 감상함으로써 우리는 두 개의 예술이 서로를 흡수하여 하나가 되는 합일의 예술을 목격한다. 어쩌면 글로 그림을, 그림으로 글을 100퍼센트 완벽히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가능성의 결핍이 그들을 계속해서 책상과 이젤 앞에 앉히고, 끊임없이 쓰게 하고 그리게 하는 것 아닐까?

시인과 화가가 접촉한 순간은 한 편의 산문이 되어 지금 여기에 도착했다. 이 글은 또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 생경한 촉감을 남길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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