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보편사의 큰 흐름 속에서 재구성한 아프리카의 진면목
카이로에서 케이프타운까지, 세네갈에서 에티오피아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 대륙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자연환경 속에 독특한 역사를 이룩해 왔다. 지중해와 대서양, 인도양으로 내달리는 거대한 나일 강과 콩고 강, 나이저 강, 잠베지 강은 저마다 다채로운 문화권을 만들어낸 대동맥 구실을 했다. 배냉, 오요, 부간다, 줄루를 비롯한 왕국들이 세력을 확대하기도 하고, 이슬람과 기독교라는 양대 ‘문명’이 들어와 교류하고 다투면서 부침을 거듭했다. 장거리 교역과 해외무역에 따라 아프리카 사회와 정치 조직도 본질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해외 무역과 지구적 수준의 상업 팽창은 또한 한 사회를 위아래를 동시에 출렁이게 만드는 사회적 유동성과 결합하면서 정치권력의 균형을 무너뜨리기도 했다.
“21세기 초에 아프리카가 당면한 문제를 역사화하는 데 실패할 경우, 역사가들은 아프리카의 미래를 상대적으로 음울하게 진단할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을 쓰면서 내내 지적했듯이, 아프리카의 역사는 민중적 관점에서 볼 때 지난 두 세기 동안 범상치 않은 역동성과 창의성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아프리카인들이 앞으로도 혁신과 발전을 꾸준히 선도해 나갈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 과제는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결국 오늘날의 위기를 타개할 유일한 주체는 바로 아프리카인들이다. 누구도 그 일을 담당할 수 없다.”(본문에서)
이 책은 19세기부터 오늘날까지,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갈등 속에서 현대 아프리카의 모양새가 형성되어 온 과정을 일관된 시각으로 재구성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고 있지만 장마다 핵심 쟁점이 되는 주제를 가려낸 뒤에 좀 더 포괄적 논의를 통해 세계사의 보편성 속에서 아프리카의 특수성을 이해할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 현대사를 따라가다 보면 줄루의 샤카나 부간다의 무테사를 비롯한 왕국의 지배자는 물론 은크루마, 니에레레, 상고르, 나세르, 만델라 같은 수많은 아프리카 위인들이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리빙스턴, 스탠리, 루가드, 로즈에 이르는 탐험가, 선교사, 사업가에서 처칠, 드골, 스탈린, 무솔리니에 이르기까지 20세기 세계사의 거물들도 나온다.
그럼에도 지은이는 병사, 노동자, 이주민으로 역사의 소용돌이 휩쓸리거나 주체적으로 동참한 개인들의 삶에도 눈을 떼지 않는다. 근대화, 제국주의, 민족주의, 저항과 탈식민화 과정에 대한 엄밀한 분석을 통해 아프리카의 핵심적인 과제와 전망을 논의한다. 그리하여 지은이는 “역사를 통해 아프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사람의 처지에서 정당성을 구현”하고자 한 최초의 목표에 끈질기게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