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비극의 탄생』을 통해 근대성의 위기를 극복하고 고통으로 점철된 인간의 삶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예술뿐이라고 했다. 물질만능주의로 인간성 상실의 위기를 맞은 인간의 문화를 재건하고자 예술의 중요성을 설파했다고 할 수 있다. 자기 구원의 창조 행위가 예술이며, 예술적 현상으로 이해되는 미적 현상만이 삶을 정당화할 수 있다. 소설과 신화, 혹은 종교가 보여주는 예술적 지향은 다르지 않다. 인간 구원의 문제이며 정신적 승화의 차원이다.
손영미는 세 편의 작품을 통해 현실의 무대에서 밀려나 표류하는 삶의 모습뿐만 아니라 사라진 듯 보이지만 결코 소멸하지 않는 빛의 무늬를, ‘빛결’의 울림을 보여준다.
‘길을 잃은 순간부터 진정한 여행은 시작된다.’라는 말도 있다. 인생은 결코 미리 세팅된 길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길을 따라간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누구도 똑같은 삶을 살 수는 없다. 소설가의 삶이 짐이 될 수도 집이 될 수도 있다. 빚이 될 수도 빛이 될 수도 있다. 손영미는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빛이 되고자 한다. 경계를 넘는 그의 글쓰기가 새로운 물결이 되어 독자의 가슴을 징하게 울릴 것이다. 이미 그 징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