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과 그 삶의 추악한 현실을 인간 구원의 관점에서 조명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모리아크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타락과 죄악을 반복해서 묘사하면서, 인간이 죄에 이끌리는 사악한 본능을 지닌 존재임을 설파했다. 그러나 그러한 인간의 죄와 욕망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극복됨으로써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 또한 보여주었다. 그는 다른 가톨릭 작가들처럼 신앙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유혹과 죄악으로 방황하는 인간들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모습들을 작품에 담는다. 인물들을 극도의 타락과 삶의 극단까지 끌고 감으로써 스스로 신의 존재와 구원의 빛을 발견하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그 모습들을 통해 독자들은 인생의 괴로움과 눈물 한 방울, 피 한 방울조차 인생에서 의미를 가짐을 깨닫게 된다.모리아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독을 품은 뱀』은 가족들에게 적시당하고 증오와 인색으로 불타고 있는 한 사나이의 이야기이다. 부유한 늙은 변호사 루이는 병상에 누워, 독사 떼처럼 똬리를 틀고 앉아, 유산 상속을 위해 그가 죽기만을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모리아크는 증오, 복수를 향한 갈망, 물질적 탐욕으로 점철된 극적인 삶을 살았던 루이를 통해 신앙 없는 인간의 비참한 고독을 선명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