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되었을 때, 비로소 다시 보이는 것들세상의 시작은 보는 것에서부터라고 합니다. 이 말은 곧 평소에 보지 못하던 것들을 볼 수 있을 때 세상이 열린다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영란 작가는 [어떤 날]의 경험을 ‘특별했던’ 일이라고 기억합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고 말하지요. 아이는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사라졌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는 경험을 합니다. 이 아이한테는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이 아이한테 가능했을까요? ‘정말 심심하다’ 느낀 경험이 이 아이한테 평소에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던 것들을 다시 보게 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지독한 심심함이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게 하고, 낡은 것을 새롭게 보게 한 것이지요. 아마 이제 이 아이는 이미 철수가 경험한 ‘땅속에도 사람이 산다’는 말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거예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으니까요. 이 특별한 어떤 날의 경험은 곧 세상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첫 단추는 아니었을까요?